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신소원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 그의 명성이 전혀 무색하지 않은 새로운 수작이 탄생했다.
5일 부산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으로 선정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시사회가 진행됐다. 일본에서는 오는 10월 중순, 국내에선 오는 12월 개봉하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고 예매가 오픈되자마자 전석 매진 행렬을 보였다.
2018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어느 가족' 이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첫 글로벌 프로젝트로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선보인 것. 인은 그가 모국어로 연출하지 않은 첫 번째 작품이자 첫 해외 올로케이션 작품으로 세계적인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 줄리엣 비노쉬, 에단 호크가 출연한 작품이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애초에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으나 파비안느(까뜨린느 드뇌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그에 대한 가족들의 심리 변화 관찰과 같은 모습에 제목을 더욱 구체화했다.
전설적인 여배우 파비안느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록을 발간, 그의 딸 루미르(줄리엣 비노쉬)은 책 발간 축하를 위해 오랜만에 어머니의 집을 찾게 된다. 파비안느와 루미르의 어색한 모녀 사이의 관계는 루미르의 남편 행크(에단 호크)의 말에서도 느낄 수 있다. 10세 남짓의 딸이 있건만, "결혼식 이후 처음 만나죠?"라며 장모와 인사를 나누는 첫 장면.
파비안느는 40여 년 간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지만 그 내면에서는 사라라는 인물에 대한 가슴 속 복잡미묘한 감정을 품고 살아간다. 사라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는 파비안느와 루미르의 각기 다른 관점에 따라 다르고, 파비안느는 연기를 위해 이어폰을 끼는 행동처럼 딸 루미르의 유년기 외로움을 귀 닫아버린다.
루미르가 보기에 파비안느의 회고록 속 '어머니'로서의 모습은 그가 새로이 만들어 낸 가상의 이미지다. "날 반기며 손을 잡아줬다고요?"라며 어머니 파비안느에게 그런 적 없었던 어머니였다고 소리치지만, 파비안느는 "나는 배우잖니. 뭐가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아"라며 오히려 대사를 외우기 위해 자리를 비켜달라고 또 다시 딸을 밀어낸다. 루미르가 파비안느의 뜨거운 차 온도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것처럼 두 사람 사이의 시간과 마음의 간극은 컸고, '여배우 파비안느'만이 집에 자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파비안느는 촬영하는 작품 속에서 어머니와 딸에 대한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배우' 그리고 '연기'가 아닌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는 "좀 더 일찍 내 마음을 말했어야 했어"라며 루미르와 뜨거운 화해를 하지만, 그러면서도 안고 있는 딸을 화들짝 놀라 밀어내며 "지금 이 감정이 왜 그땐 나오지 않은 거지?"라고 말한다. 첫 번째 글로벌 가족 이야기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고급스러운 유머와 인간의 복잡 미묘한 감정들의 연속이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이제 '글로벌 가족'으로 나아간다.
[사진 = 티캐스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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