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재계약에 성공한 김태형 두산 감독이 올 시즌 초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었던 ‘정수빈 사구’ 사건을 떠올렸다.
김태형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 2층 인터뷰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두산과 3년 재계약에 성공한 소감을 전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부임 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그 동안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특유의 리더십과 용병술로 팀을 꾸준히 한국시리즈에 올려놨지만 올해 공인구 반발계수 감소 및 양의지 이탈은 대응이 쉽지 않았다. MVP 출신 김재환의 기록이 현저히 저하됐고 박세혁은 각종 시행착오 속 중반 슬럼프에 빠졌다. 연예계 사건에 연루된 주장 오재원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타격코치를 정경배 코치에서 이도형 코치로 바꿔도 봤지만 효과는 미비했다.
여기에 4월 28일 잠실 롯데전에선 상대팀에 욕설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가 구승민의 강속구에 등을 강하게 맞은 정수빈의 상태를 살펴보다 롯데 공필성 당시 수석코치와 구승민 쪽을 향해 욕설하며 제재금 2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김 감독은 야구팬들을 향해 “어떤 상황에서든 욕하면 안 되는 데 흥분했다. 죄송할 따름이다. 앞으로 더욱 주의하겠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당시를 떠올린 김 감독은 “참 제대로 두들겨 맞았구나 싶었다”라고 웃으며 “그 때는 앞뒤 안보고 뛰쳐나갔다. 상대 감독님이 선배님이었지만 공필성 코치가 눈에 보였고 보이는 사람마다 말을 하며 일이 커졌다. 냉정하게 했어야 하는 건 맞지만 화가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김 감독이 감독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김 감독은 “그 뒤에 참 비난이 많이 쏟아졌다”고 말하면서도 “그것도 하나의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난 이제 5년차일 뿐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5년 동안 김 감독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경기였을까. 이는 정수빈 사구가 발생한 롯데전도, 올해 한국시리즈 4차전도 아니었다. 9경기 차 역전 우승을 확정지은 1일 잠실 NC전이었다. 김 감독은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15년 우승할 때는 정신이 없었다. 그 때는 겁 없이 했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 사진 = 두산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