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짧았던 통화. 김종규(28, 207cm)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잘못된 행동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더욱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도 잊지 않았다.
원주 DB 빅맨 김종규가 플라핑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종규는 지난달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 선발 출전, 15득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DB의 89-83 승리에 힘을 보탰다.
논란이 된 상황은 접전이 이어지던 연장전 종료 직전 발생했다. 김종규는 DB가 4점차로 앞선 연장전 종료 1분 45초전 골밑에서 정희재(LG)와 두 차례 몸싸움을 벌였다. 김종규는 이 과정서 과도한 몸동작 이후 넘어졌고, 심판은 정희재의 수비자 반칙을 선언했다. 김종규는 LG의 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며 DB에 6점차 리드를 안겼고, 이 시점의 양 팀 득점(89-83)이 최종득점으로 이어졌다.
경기종료 후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당한 몸싸움이었으나 과도한 몸동작을 보인 김종규, 그리고 해당 상황에 수비자 반칙을 선언한 심판을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객관적으로 김종규의 명백한 페이크 파울, 일명 플라핑이었기 때문이다.
해설을 맡아 해당 상황에 대해 “정당한 몸싸움이었다”라고 언급한 김승현 SPOTV 해설위원은 “판정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나온 코멘트였다. 정상적인 상황인데 수비자 반칙이 나오더라. 물론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아쉬운 상황이 벌어진 것일 수도 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종규는 해당 상황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경기 도중에는 상황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접전상황이었고, 이기기 위한 마음이 앞서다 보니 불필요한 동작이 컸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난 직후 영상을 봤고, 확실히 불필요한 행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KBL은 지난 시즌부터 플라핑 근절에 나섰다. 1회 적발 시 경고가 주어지는데 이어 누적 2~3회 20만원, 4~5회 30만원, 6~7회 50만원, 8~10회 70만원, 11회 이상 100만원의 벌금을 부여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실제 이 규정에 의해 벌금을 부과 받은 선수가 상당했고, 올 시즌부터는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플라핑 명단과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종규는 KBL이 플라핑 단속을 처음으로 시행한 지난 시즌에 한 차례도 경고를 받지 않았다. 논란이 벌어진 경기의 상대팀도 공교롭게 김종규가 지난 시즌까지 활약한 LG였다. 또한 보수총액 12억 7,900만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있다.
김종규는 “한 번도 (플라핑)경고를 받지 않은 선수였고, 공교롭게 LG와의 경기 도중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도 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감독님, 코치님들로부터 불필요한 액션을 하지 말라는 주의도 받았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김종규는 또한 “팀 성적이 좋고, 연봉도 가장 많이 받는 선수이기 때문에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이 다시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더 신중하고 조심하겠다”라고 전했다.
플라핑으로 인한 불씨는 또 다른 루트까지 번졌다. 김종규는 논란이 벌어진 후 개인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고, 이 과정서 일부 팬들의 댓글을 지웠다. 이에 대한 팬들의 해석도 다양했다.
“‘잘못 안 했는데 나한테만 그래?’라는 마음은 절대 아니다. 반성하고 있다”라고 운을 뗀 김종규는 “농구를 하면서 비판을 받은 적도 있었고, 언제든 잘못된 행동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을 자세도 되어있다.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수위 높은 비난을 보다 보니…. 플라핑에 대한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욕설이 많이 보여 순간적으로 감정 컨트롤을 못했다.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2라운드 일정에 돌입한 KBL은 오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라운드에 나왔던 플라핑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김종규.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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