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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오로라 1기 멤버' 이정은이 다시 가수의 꿈을 꿨다.
2일 오전 방송된 KBS 1TV '노래가 좋아'는 '트로트가 좋아' 세 번째 경연 무대로 꾸며졌다.
이날 이정은은 "저는 2010년에서 2012년까지 트로트 걸그룹 오로라라는 멤버로 활동을 했다"며 "이제 엄마가 돼서, 꿈을 이뤄보고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MC 장윤정은 "저는 정은 씨를 안다. 같이 활동을 했었다. 오로라 1기 멤버, 게다가 메인 보컬이었다. 굉장히 눈여겨봤던 후배"라며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걸 보면 노래에 대한 꿈은 계속 있는 건데 왜 다시 활동을 못 한 거냐"고 질문했다.
이정은은 "여러 기회가 있었는데 마음대로 되지가 않더라. 그런데 딸이 또래에 비해서 발달이 늦고 말이 늦었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다. 지금은 언어 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처음에 (장애) 복지 카드가 나왔는데, 햇살이 정말 좋은데 눈물이 너무 나더라. 좀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면서 "지금은 늦더라도 하나하나씩 해주는 모습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덧붙여 뭉클함을 안겼다.
설운도는 "어머니로서 가슴 찢어지는 일이다. 키워 본 분만 안다. 그러다 보면 자식 뒷바라지하느라 감히 엄두를 냈겠냐"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정은은 "처음에는 육아와 아이 치료에 집중했다. 신랑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업까지 망했다. 제일 힘들 때는 아기를 데리고 저금통 가지고 은행에 간 적도 있다"며 "나도 생활에 보탬이 되기 위해 오디션도 보러 다니고 작곡가도 만나러 다녔다. 그런데 잠수 타시는 분도 있었고"라고 털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윤정은 "제가 알고 있던 정은이랑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굉장히 밝은 친구였다. 지금 이야기하는 모습만 봐도 그간에 고생을 많이 했구나 싶다"며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파했다.
이후 이정은은 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정은은 "너는 정말 특별하고 엄마의 심장이야. 지금처럼 천천히 하나하나씩 해 가면서 엄마랑 함께하자, 엄마도 열심히 해서 꼭 가수가 될게. 사랑해"라고 울먹이며 영상 편지를 건넸다.
이정은이 선곡한 곡은 심수봉의 '비나리'. 이정은의 노래를 들은 장윤정은 "그간의 이야기를 듣고 이 노래를 들으니까 가슴이 짠하다"고 말했다.
설운도는 "저도 트로트 하는 가수이지만 우리 가요가 이렇게 아름답게 들리긴 처음이다. 한 여인의 인생을 그 짧은 노래에서 보는 거 같았다. 자기의 어떤, 정말 그동안의 한과 설움을 토해내는 그런 시간이었던 거 같다. 노래를 잘한다 못 한다는 표현보다는 정말 완벽한 무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극찬했다.
신지도 장윤정과 마찬가지도 이정은을 알고 있다고. 신지는 "일단 저도 정은 양을 알고 같이 활동을 했었다. 그때 진짜 밝았다. 그런데 지금 무대에서 노래가 끝나고 간주가 나오거나 후주가 나올 때 계속 한숨을 쉰다. 그런데 저는 저 마음이 뭔지 안다. 저도 한동안 힘들 때 계속 무대에서 한숨을 쉬었다. 저도 모르게"라며 "지금 저렇게 힘든 상황을 이겨 내고 또다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우리 정은 양이라면 앞으로는 더 단단해지고 더 따뜻하고 깊이 있는 음악을 뱉어낼 수 있는 정은 씨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오늘 무대를 시작으로 앞으로의 무대들도 제가 감히 응원을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진행된 세 번째 경연 최종 우승은 '돌아온 걸그룹 엄마' 이정은에게 돌아갔다.
이정은은 "제가 요새 가수를 몇 년 동안 혼자서 준비했다. 가족들한테 좀 피해가 되지 않나 싶은 찰나에 '트로트가 좋아'에 우연히 나오게 돼서 가족들에게 면도 서고 너무나 꿈 같다. 꿈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1위 소감을 전해 먹먹함을 안겼다.
[사진 = KBS 1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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