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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여름이 되어서 매미 소리가 들리면, 항상 생각날 것만 같아요. 수학여행 같았던 드라마."
김혜윤도, 강예서도 아닌 은단오였다.
우리 앞에 앉아 꺄르르 웃다가도 수줍을 때는 몸을 배배 꼬며 얼굴을 붉히는 이 사람은 은단오였다. 얼마 전 영화 시상식에 다녀왔다며 "TV나 영화에서 보던 연예인 분들을 보느라 너무 신났어요"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하고, "제 키요? 프로필은 160cm인데…, 하루만 보고 나면 그렇게 다음 날 뒷목이 아프더라고요"라고 장난치며 웃는 이 사람이 은단오였던 것이다.
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마친 김혜윤을 만나 단오의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순식간에 '어쩌다 발견한 하루'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JTBC 'SKY캐슬'에 이어 첫 주연작 '어쩌다 발견한 하루'까지 거뜬히 소화하며 김혜윤은 7년 단역 생활간 차곡차곡 쌓은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인기도 급상승해 "SNS 팔로워 수가 많이 늘었다"며 활짝 웃었지만, "초심은 잃지 않을 것"이라고 꼭 덧붙였다. 그래서 '초심이 무엇인가?' 물었더니, 들려준 답이 은단오였고, 김혜윤이었다.
"단역일 때는 '책 대본'을 받는 게 너무 좋았어요. 단역은 프린트로 주시거나 현장에서 감독님이 말로 지시해주시거든요. 그때는 '나도 대본이 나오고 싶다', '대사 한 마디만 하고 싶다' 싶었어요. 대사가 생기니까 '내 역할에 이름이 생기면 좋겠다' 하는 욕심도 생겼고요. 지금은 이름도 있고, 대사도 엄청 많고, 제가 펼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드라마였어요. 근데 제가 체력이 안돼서 점점 지쳐가는 게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그때 다잡았어요. '초심을 잃지 말자!' 하고요."
단오가 그러했던 것처럼, 김혜윤도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 '배우 김혜윤'이란 긴 성장 드라마의 주연이 되었고, 이제 막 한 장면을 넘긴 참이다. 그리고 그 성장 드라마의 전개 속도는 'SKY캐슬' 강예서에서 '어쩌다 발견한 하루' 은단오로 넘어가며 무서울 정도로 거침없이 빨랐다.
"단오에 대한 만족이요? 아뇨. 아쉬움이 커요. 제가 방송을 보다가도 가끔 예서가 보일 때가 있었어요. 제 연구가 부족했던 탓일 거예요. 그래도 아주 조금이라도 예서가 안 보였다면 다행이고요. 이제 앞으로는 단오의 이미지를 벗는 게 제 숙제라고 생각해요."
예서였다가 단오였던 김혜윤. 아직은 어리지만, 벌써 '배우 김혜윤'이란 성장 드라마의 다음 장면을 준비하고 있는 배우. 그리고 2019년 우리가 어쩌다 발견했지만, 영원히 지키고픈 소중한 배우 김혜윤.
"이상형이요? 하루나 백경 둘 다 아니에요. 음, 하루는 말이 너무 없고, 백경이한테는 상처를 많이 받았잖아요. 둘 다 아니고요, 저는 음…, 같이 있으면 즐거운 사람? 아, 좋아하면 당연히 같이 있을 때 즐겁겠죠? 근데 사실 제가 살짝 금사빠거든요, 헤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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