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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겨울왕국2' 제작진이 관객들의 궁금증에 모두 답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선 영화 '겨울왕국2' 공동 연출자 크리스 벅 감독·제니퍼 리 감독,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의 내한 인터뷰가 진행됐다.
'겨울왕국2'는 지난 2014년 1,029만 6,101명의 국내 관객을 동원하고, 12억 7,6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달성하는 등 애니메이션 역사에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겨울왕국'의 속편이다.
2편은 숨겨진 과거의 비밀과 새로운 운명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편보다 한층 성장한 캐릭터와 확장된 스토리를 그려 화제를 더했다.
21일 국내 개봉한 가운데, 국적과 세대 불문 '겨울왕국2'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선 개봉 5일 차에 벌써 누적 관객수 500만 명을 향해 질주 중이다. 이는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중 유일하게 천만 관객을 돌파한 전편 '겨울왕국'을 뛰어넘는 흥행 성적.
특히 '겨울왕국2'는 한국을 비롯해 모든 국가의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하며 전 세계 흥행 수익 3억 5,000만 달러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날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는 2편 제작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겨울왕국1'의 큰 사랑에 2편 제작에 들어갈 때부터 부담감은 당연히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겨울왕국2' 또한 첫 번째 영화만큼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분명 있었지만, 제작진끼리 부담감은 배제하고 만들자고 합의를 본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는 "흥행성보다 캐릭터의 여정에 집중하고 스토리가 진화할 수 있게끔 작업하려고 굉장히 신경을 썼다"라고 작품성을 강조했다.
두 감독은 한국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감탄을 표하기도. 제니퍼 리 감독은 "어제(25일) 영화 상영 후에 한국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정말 말 그대로 '인크레더블'(incredible)한 경험이었다"라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크리스 벅 감독은 "'도전! 프로즌 벨'이라는 퀴즈 풀기 행사를 했는데, 2편을 방금 보셨을 텐데도 불구하고 관객분들이 정답을 맞추시더라. 무척 놀랐다. 이번 방문에 있어 하이라이트 중 하나였다"라고 웃어 보였다.
이어 크리스 벅 감독은 '겨울왕국2'에 대해 "2편은 1편과 마찬가지로 사랑과 관계, 두려움을 보여주고 있지만 더 나아가 변화를 겪고 성숙함을 얘기한다. 세상에 무서운 게 있다라는 걸 알고, 강한 내면의 힘을 발휘한다"라고 차별점을 밝혔다.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는 "음악 또한 진화를 했다. 감정을 풍부하게 보여지는 2막이라고 설명하고, OST 제작을 부탁을 드렸다"라며 "전부 다 영화 주제인 변화와 연관성이 있다"라고 얘기했다.
더불어 그는 2편에서 가을을 배경으로 한 것에 대해 "이번 영화 주제는 변화라서 가을을 택했다. 가을이 성숙의 계절 아닌가. 주제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봤다"라고 답했다.
제니퍼 리 감독은 크리스토프의 솔로곡을 80년대 글램록 스타일로 설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전 세대가 좋아하는 얘기를 담고 싶었다"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80년대 발라드만큼 감정을 절절하게 표현하는 곡이 요즘 노래에는 없다. 비슷한 세대에서 그런 노래를 듣고 자란 두 남자, 감독님과 프로듀서님도 저와 같은 생각이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엘사의 레깅스 의상에 대해서도 밝혔다. 제니퍼 리 감독은 "어떤 의도를 한 점은 없다. 위험한 순간에 방어도 해야 하니까, 모험을 떠나는 상황에 맞게 그런 옷차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레깅스를 착용했다"라고 말했다.
제니퍼 리 감독과 크리스 벅 감독은 "레깅스 패션도 그렇고, 스토리를 환경 문제와 연관하여 봐주시는 것에 대해 놀랍게 생각하고 있다"라며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을 존중했다.
또 제니퍼 리 감독은 올라프가 쿠키 영상을 장식한 것에 대한 비화를 공개하기도. 그는 "우리 제작진은 올라프를 너무너무 사랑한다. 그런 마음에서 쿠키 영상이 탄생된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영화를 모두 완성한 후에 다들 지쳐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알아서들 만든 거다. 애니메이터가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서 자처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제니퍼 리 감독은 "1편에선 올라프가 중반부부터 나오지 않았나. 이번엔 처음부터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팬심을 드러냈다.
크리스 벅 감독은 "2편에선 올라프가 성숙해지는 과정을 담았다. 어린아이와 같은 변화를 보여준다. 올라프는 어린아이의 관점으로 삶을 보고 있다. 중요한 포인트에서 거꾸로 생각하는 매력을 지녔다"라고 이야기했다.
올라프 솔로 무비 제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답했다. 제니퍼 리 감독은 "디즈니 전 직원은 당연히 올라프를 사랑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장편을 만들 만한 정도의 스토리는 없는 것 같아서 뭐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 다만 계속 반응들을 지켜보고는 있다. 애니메이터들이 간간이 올라프와 관련된 걸 보여주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겨울왕국3' 제작 여부에 대해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는 "아직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4년 반 동안 '겨울왕국2' 작업을 해와서 지금은 조금 쉬어야 할 때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안나 캐릭터 총괄자로서 안나 작업 과정을 밝혔다. 그는 '겨울왕국2'의 슈퍼바이저로 비주얼 개발 작업과 CG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담당했다. 2007년에 재능 계발 프로그램에 합격하면서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 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공주와 개구리'(2009), '곰돌이 푸', '주먹왕 랄프', '겨울왕국', '빅 히어로', '주토피아', '모아나', 2013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한 '페이퍼맨' 등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했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안나는 무엇보다 솔직함이 매력"이라며 "또 안나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자신이 살고 있는 왕국 등 모든 것에 다 사랑을 갖고 대한다. 그런 면이 본받을 점이고 제가 좋아하는 면이다. 저도 항상 안나처럼 하려고 노련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엘사는 움직임이 적고 내재된 느낌이라면, 안나는 모든 동작이 크다. 웃을 때도, 화를 낼 때도 음직임이 크다. 또 성격이 솔직한 만큼 모든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게끔 표현했다"라고 엘사와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1편과 비교했을 땐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1편을 보면 안나가 혼자서 씩씩하게 자라온 친구 아니냐. 겁 없이 뛰어드는 캐릭터였는데, 2편에선 사랑하는 연인이 생겼고 가족, 왕국의 평온함도 되찾고 생각하는 모든 걸 다 갖게 되어 잃을 것이 많아진 느낌을 풍긴다. 좀 더 걱정하는 모습이 가미됐다. 그러면서도 내면의 힘을 믿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전했다.
디즈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분들에겐 꿈의 직장이지 않나. 사내엔 어릴 때부터 디즈니 만화만 보고 엄청난 애정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저도 제가 어릴 때 봤던 디즈니 작품의 기준에 그만큼 부합하여 이끌어가야 한다는 자부심, 책임감을 갖고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이 되고, 이루어야 할 목표가 높다는 느낌도 있다"라며 "하지만 어쨌든 애정을 갖고 열심히, 신나하면서 작업하고 있다. 저를 포함한 모든 분이 말이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디즈니는 항상 지금 잠깐 재밌는 것보다 몇 십 년 뒤에 봐도 재밌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 한다. 저도 그런 맘으로 작업하고 있다. 힘들어도 최선을 다해 하면 몇 세대에 걸쳐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어서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밝혔다.
이현민 슈퍼바이저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디즈니에서 중요시하는 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덕목들에 집중해서 말이다"라고 전하기도.
그는 "시대에 따라서 이런 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포커스가 달라지고 있긴 하지만 결국에는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게 바탕에 깔려 있지 않나. 디즈니는 이 지점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라며 "안나와 엘사가 왕족의 기품을 따지지 않고 자신들이 믿는 바에 따라서 열심히 움직이고 살아가는 것처럼 대중이 공평하게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그리려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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