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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향미를 아직 못 떠나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손담비가 향미라는 캐릭터를 만나 만개했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손담비. 향미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했고,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이 쏟아졌다.
향미가 되어 준비한 시간부터 시청자와 만나는 시간까지, 6개월 동안 향미로 산 손담비. 인터뷰에서도 향미의 모습이 언뜻언뜻 묻어 나왔다. 손담비는 아직 향미에게서 못 빠져나왔다며 “평소에도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좀 걸려요. 바로는 안 되고 몇 달은 있어야 하는데, 특히 이번 작품은 더 그러는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손담비는 쏟아지는 ‘인생캐’라는 극찬에 대해 “얼떨떨하기는 해요”라며 웃었다. 워낙 대본이 좋아 드라마가 잘 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자신이 이렇게까지 호평을 받을 줄은 몰랐던 것.
“인생캐릭터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작가님이 써준 글에 제가 숟가락을 얹은 것밖에 안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기분이 얼떨떨했죠. 너무 좋기는 해요. ‘제가 어디서 또 이런 인생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하더라고요. 인생캐릭터라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힘도 얻고, ‘다음 작품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지도 생겼어요.”
하지만 초반 향미라는 캐릭터를 잡아가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향미는 ‘동백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도 특히 연기하기 까다로운 캐릭터.
“감독님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향미 캐릭터가 제일 어렵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죠. 제가 노력해야 되는 부분도 많았고요. 초반에 잡아가기 좀 어려웠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대사들이 많은데 향미는 그걸 천천히 이야기하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전 빨리 말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고치느라 노력을 많이 했고, 디테일을 살리느라 고생했어요. 눈치는 빨라서 그 사람들이 뭐 하는지 다 알고 있는데 또 맹하거든요.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라는 게 가장 의문점이었고, 그것 때문에 엄청 노력을 많이 했어요.”
손담비는 처음에는 불안하기도 했지만 점차 긴장이 풀리고, 1~2회차 촬영이 지나고 나니 조금씩 향미에 대해 알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향미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게 됐고, 더욱 빠져들 수 있었다고. 그때부터 향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됐다며 웃었다.
그가 연기를 시작한 지 언 10년. 초반 연기자로 나서며 마음처럼 풀리지 않기도 했지만 뚝심으로 걸어온 결과 향미라는 ‘인생캐’도 생겼다.
“열심히 하면 한 번쯤은 기회가 온다고 다들 말씀해주셨는데, 그 기회가 진짜 와서 너무 신기해요. 꿈인지 생시인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가수 그리고 배우로서의 손담비의 길이 순탄한 건 아니었다. 그 스스로 “제가 원래 꾸준히 많은 노력을 해야지만 한 번의 기회가 오는 것 같더라”고 이야기할 정도.
“가수를 할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포기할 때쯤 ‘미쳤어’가 잘 된 케이스였어요. 이제 그만해야 되나 할 즈음에 ‘미쳤어’가 터졌죠. 저는 꾸준히 오랜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지만 마지막에 그런 기회가 한 번씩 주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연기자도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한 번에 될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웃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제가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꾸준히 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여러 작품을 했어요. 그때는 ‘좋은 작품을 했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에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 것 같아요. 향미를 불쌍하게 여겨주시고 이렇게까지 열광해주실지는 몰랐는데, 그런 것들이 모여 시너지를 발생한 게 아닌가 생각돼요.”
좋은 작품을 만났고, 인생캐를 만들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손담비도 자신의 다음 행보에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
“다음 작품을 바로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좀 쉬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어요. 머릿속이 복잡해요.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굉장히 좋은 작품을 만나서, 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진 = 키이스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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