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필무렵' PD "성공 비결은 대본, 기적 같은 일이었다"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연출이나 작가가 세상 더 이상 행복해할 일이 있겠나. 행복해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별관에서 최근 종영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차영훈 PD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차영훈 PD은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 요인을 하나만 꼽아달라고 하자 “책이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좋은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세상에 완벽하다는 표현은 오만한 것 같고, 너무 좋은 대본이었음은 틀림없다. 그런 대본을 연출자로서 만날 수 있다는 건 행운이고 기적 같은 일이었다. 너무 대본이 좋았기 때문에 농담처럼 배우들과 라디오 드라마로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대로 읽으면 그대로 전달이 될 텐데. 이 대본이 이상해질까봐 우린 걱정이 아니냐’고 농담을 했다. 그런 부담이 느껴질 정도로 좋은 이야기였다. 오정세 배우가 이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했던데 모든 배우, 스태프도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또 이런 대본을 만날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눈이 높아졌다.”

좋은 대본에 훌륭한 연출, 배우들이 투입된 만큼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됐고, 올해 방송된 지상파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찍을 정도로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지상파 드라마 위기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

“사실 제가 제작발표회 때 드렸던 말씀이 있다. 지상파 드라마 위기와 관련해 질문을 주셨다. 드라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포맷이 진화하고 이런 노력도 당연히 필요해야 하지만 오히려 ‘동백꽃 필 무렵’이 ‘드라마 본연에 더 가까워질수록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상파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그런 데서 찾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은 ‘동백꽃 필 무렵’의 감동을 집약했던 부분. 차영훈 PD는 “기적이 실제로 일어나길 바랐다”며 엔딩신에 대한 의도를 밝혔다.

“작가님도 그 기적을 눈으로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엔딩 신은 처음 대본을 1회를 쓰면서부터도 준비됐던 신이다. 시놉시스상으로는 필구가 용으로 표현돼 있다. 인물별로 매칭이 돼 있는데 필구가 용이고 실제 용이 되는 장면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원래는 성화봉송을 하는 거였다. 그러다 대본의 흐름상 메이저리거가 되는 게 목표였다. ‘동백의 꿈과 삶이 기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최선의 신은 무엇일까’ 그랬을 때 사랑하는 아들이 꿈을 이루고, 사랑했던 용식이와 나누고 있고 이런 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20년이 지났어도 공효진과 강하늘의 앞모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게 환상인 건데, 그 둘의 얼굴로 내 삶이 기적 같다고 이야기했을 때의 감동을 전달하고 싶었다. 또 용식이와 동백이가 마치 50대의 부부인양 목소리 톤을 연기해주기도 했다. 손을 잡고 있는 뒷모습의 감동이 묵직할 거라고 생각했다.”

‘동백꽃 필 무렵’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연말 시상식에서의 수상도 기대되는 상황.

“이미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너무 감사하다. 눈물 둑이 터질 만큼 저는 너무 행복하고 정말 많은 걸 이룬 것 같다. 인생에서 또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만큼 감사하다. 이미 상을 받은 느낌이다. 우리 배우들이 받았으면 좋겠다. 시상식 관계자들이 이런 제 진심을 알아줬으면 한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은 지난 21일 옹산의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기적에 혼수상태였던 정숙(이정은)이 눈을 뜨고, 동백(공효진)과 용식(강하늘)이 행복한 결말을 맞는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마지막회가 무려 23.8%(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올해 방송된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 사랑을 받았다.

[사진 = KBS,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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