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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기생충'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네티즌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국내 영화감독 자리에 올랐다.
마이데일리가 창간 15주년을 맞아 예스24와 함께 지난 14~15일 예스24 회원 2,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최고의 국내 영화감독'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를 연출한 감독을 후보로 구성하고, 주관식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위는 봉준호 감독(66.6%)의 차지였다. 압도적인 득표수로 정상을 기록한 봉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괴물'(2006)에 이은 두 번째 천만 영화다.
영화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한국 영화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긴 봉 감독은 '기생충'으로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바. 내년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각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2위는 7월 개봉한 영화 '엑시트'를 연출한 이상근 감독(12.0%)이 기록했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탈출액션 영화. 이 영화를 통해 조정석은 자신의 장기인 유쾌한 코믹 연기를 가감 없이 뽐냈고, 소녀시대 윤아도 한층 더 성숙해진 연기력을 자랑하며 배우로서 한 걸음 더 내딛었다.
특히 '엑시트'가 첫 장편 데뷔작인 이 감독은 941만 관객이라는 기념비적인 수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지난 21일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신인감독상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당시 이 감독은 "큰 상 주셔서 감사드린다. 잊지 못할 한 해를 만들어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드린다"라며 "조정석, 임윤아 등 배우님들 너무 수고 많았다. 후반 때까지 너무 고생시킨 스태프분들도 너무 고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9.5%)은 3위에 올랐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개봉 전부터 평점 테러 등 난데없는 몸살을 앓아야 했지만 여성의 삶을 진솔하게 스크린에 펼쳐놔 관객의 공감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360만 관객을 돌파하며 가을 극장가 장기 흥행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19년차 배우 출신인 김 감독은 지난 2012년 단편 '가정방문'을 통해 감독 데뷔, 2018년에는 단편 영화 연출작 '자유연기'로 지난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 경쟁부문 작품상, 미장센 단편 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4위에는 영화 '극한직업' 메가폰을 잡은 이병헌 감독(4.2%)이 이름을 올렸다. '극한직업'은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 '스물', '바람 바람 바람', '위대한 소원' 등으로 유쾌한 연출력을 자랑했던 이 감독은 '극한직업'으로 천만 감독 반열에 올랐다.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 무려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흥행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것.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등 유행어까지 탄생했다. 경기 침체 및 암울한 사회 분위기에 폭소탄을 터드렸다는 평이다. 이에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최다 관객상을 수상한 이 감독은 "관객 분들이 만들어준 놀라운 결과로 인해 너무 큰 힘이 생겼다. 그 힘 허투루 쓰지 않고 좋은 영화 만드는데 오롯이 잘 사용하겠다.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5위는 '벌새'의 김보라 감독(2.0%)이 차지했다.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세 은희의 보편적이고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를 그린 '벌새'는 제6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대상 등을 포함해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28관왕을 달성하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은희의 성장통과 치유, 당대 굵직했던 사건들을 함께 맞물려 그려낸 '벌새'는 대중의 공감과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배우 박지후, 김새벽은 전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 덕에 국내에서도 관객 14만 명을 돌파하며 독립영화로서 이례적인 흥행의 기쁨을 누렸다.
6위는 영화 '말모이'를 연출한 엄유나 감독(0.8%)이 기록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유해진과 윤계상, 김홍파, 우현, 김태훈, 김선영, 민진웅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말과 마음을 모아 우리말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며 286만 관객을 동원했다.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감독(0.7%)은 7위에 올랐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일본군에 맞서 첫 승리를 거둔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로 일본군을 작전 지역인 봉오동으로 유인하기 위해 사투를 벌였던, 이름 없는 영웅들의 서사와 저항정신을 담았다. 배우 유해진, 류준열이 열연을 펼쳤고 누적관객수는 478만명을 기록했다.
이어 '가장 보통의 연애'를 연출한 김한결 감독(0.4%)과 '신의 한 수:귀수 편'의 리건 감독(0.4%)이 공동 8위에 올랐다. 공효진, 김래원 주연의 '가장 보통의 연애'는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리며 285만 관객을 동원, '믿고 보는 배우' 공효진의 힘이 다시 증명됐다. '신의 한 수 :귀수 편'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권상우)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범죄액션 영화로 210만 명 관객을 끌어모았다.
10위에는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0.2%)과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손용호 감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영화. '우리들'로 한국 다양성 영화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은 윤 감독의 작품이다.
윤 감독이 발굴해낸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 등 배우들의 사실감 넘치는 연기가 돋보였고, 아이들을 향한 따스한 시선이 담긴 윤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덕분에 '우리집'은 5만 관객을 돌파했다.
손용호 감독의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사상 초유의 호송차량 탈주 사건이 발생하고, 사라진 최악의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다시 한번 뭉친 나쁜 녀석들의 거침없는 활약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배우 김상중, 마동석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457만 관객을 동원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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