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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안병경의 근황이 공개됐다.
4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개성 강한 연기로 사랑 받았던 배우 안병경의 인생 이야기가 펼쳐졌다.
1968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안병경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신 내림을 받으며 '무속인'이라는 지울 수 없는 낙인이 찍혔고, 배우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그런 그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준 건 아내였다. 아내 이임기 씨는 안병경의 연기 활동을 돕기 위해 직접 연극 시나리오를 쓰고 무대를 연출하고 있었다. 안병경은 "내가 배역에 목말라하니까 아내가 직접 시나리오 작가가 됐다. 주인공은 못 하더라도 자신의 작품 속에 있는 역할은 하나 줄 수 있지 않겠나 해서 몇 년을 시나리오 공부를 했다"라며 "영화사에서도 하나 선택이 됐다"라고 전했다.
이임기 씨는 "남편의 방송 출연이 조금 줄었다. '이 사람 활동 안 하는 거 아니야?'하면서 대중에게 잊혀져 갔다. 그게 참 안타까웠다. 그래서 7년 전부터 열심히 시나리오 작가 협회에서 공부도 하고, 부족하지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병경은 하늘같은 선배라는 배우 정욱, 한인수, 현석 등을 찾아갔다. 정욱은 안병경에 대해 "처음 극단에서 연극을 할 때 반짝반짝 빛이 났다. 재기가 넘쳤다. 그것이 헛된 재기가 아니고, 피나는 노력을 해서 재기를 발휘한 것이었다. 그걸 나중에 알았다. 무수한 노력과 연구가 따랐다. 더 훌륭해보였다"라고 극찬했다. 한인수 역시 "개성 있는 연기가 탄탄했다. 스타성보다도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랬던 안병경이 왜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을까. 그는 "나는 아직도 배우가 하고 싶어서 목이 마른데 남들이 보면 무속인이다.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저와 가까웠던 프로듀서가 제 이름으로 역할을 올리면 '걔 무속인이잖아' 하면서 잘리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한창 연기를 지속해야 할 상황에서 연기의 길이 끊겼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소위 말하는 접신이라는 게 형성이 안 됐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제가 유명해진 무속인이 되어버렸다"라며 "실제로 무속인 생활을 안 했다. 접신이 안 됐는데 무속 행위를 한다는 건 가짜고 농간이다. 저는 그렇게 안 살았다. 그래서 무속인이 아니라고 했는데, 계속 방송가에서는 이미 그 쪽 사람으로 인식이 돼서 7, 8년 은둔 생활을 했다. 산 밑의 식당에서 총무를 하거나 남의 식당 뒤에 화실 차려놓고 그림 그리고 붓글씨 그리는 게 낙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이 과정에서 만난 이임기 씨와 재혼하며 평생을 함께 하게 됐다. 안병경은 영화 제작으로 인한 파산 사실을 밝히며 "부채가 10억이 넘었다. 갚을 수 없는 돈이었다.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아내를 못 만났다"라면서 신뢰를 밝혔다. 이임기 씨는 안병경 씨의 곁을 20년 간 변함없이 지켰다.
가족사도 고백했다. 안병경은 "출생부터가 남들보다는 난해하게 시작했다. 증조할머니가 당대 명필이셨는데, 저희 아버지를 손자 양자로 들이셨다. 이후 아버지의 본처인 큰어머니가 아들을 두 분이나 낳았는데 다 잃었다. 그 바람에 저희 어머니가 첩으로 들어오시고 씨받이가 됐다. 그러다가 제가 태어났다. 4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여동생이 있는데 유복녀다. 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피가 끓는 일이다. 저희 어머니는 쫓겨나셨다. 저는 그 집의 대를 이어야 했다. 여러 가지 상황이 저를 데리고 가기 힘드셨다"라고 털어놨다.
겨우 어머니와 다시 함께 살게 된 안병경은 "의붓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학교를 중단했다. 어머니가 저를 다른 집 머슴으로 보냈다. 저보다 어머니가 더 안타까웠는데 어린 마음에는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라고 말하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특히 안병경은 "내림굿을 해주는 신어머니를 만났는데, 제가 무속인이 되지 않으면 어머니가 단명한다면서 엄포를 놨다. 아들로서 방법이 없더라. 내가 만약 이 멍에를 쓰면 장수하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단명 이야기가 나왔을 때, 어머니에게 빚을 갚을 수 있는 기회는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무속인을 택하게 됐던 이유를 전했다.
또 안병경은 "나를 무속인이 아닌 배우로 봐주시는 분이다"라고 소개하며 자신의 은인인 임권택 영화감독을 찾아갔다. 임 감독은 "'서편제'에서 안병경이 장터에 앉아있는데, 영화 같지 않고 생생했다"며 "연기자가 아니라 진짜 직업인으로 보였다. 이렇게 좋은 연기자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행복이다"며 극찬했다.
쑥스러워하던 안병경은 "감독님과 행복했는데 보답도 못하고 살았다"며 "무속인 일로 고생할 때 감독님이 '취화선'으로 다시 숨을 쉴 수 있게 해주셨다. 눈 감을 때까지 감독님은 못 잊는다"라고 말하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사진 = TV조선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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