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슛은 가볍게."
BNK 안혜지는 현대농구에서 보기 드문 정통 포인트가드다. 신장은 164cm에 불과하지만, 스피드가 상당히 좋고 몸도 탄탄하다. 감각적인 어시스트는 탄성을 자아낸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서 1순위로 지명됐던 이유.
그동안 외곽슛이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상대는 안혜지에게 항상 새깅디펜스를 하거나, 아예 버리고 다른 공격수에게 도움수비를 했다. 수비수를 자신에게 붙여놔야 어시스트가 쉽다. 슈팅능력이 떨어지니 장점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커리어하이 시즌이다. 13경기서 평균 36분43초간 11.4점 7.6어시스트. 어시스트 1위보다 눈에 띄는 건 3점슛 성공률이다. 55개를 던져 24개를 넣었다. 무려 43.6%. 2014-2015시즌 입단 후 30%가 넘는 시즌이 없었다. 장족의 발전이다. 슛이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어시스트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유영주 감독과 최윤아 수석코치는 올 시즌 안혜지에게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한다. 최 코치는 "슛이 들어가면 어시스트 찬스가 생기지만, 어시스트만 하면 슛을 던질 수 없다"라고 했다. 또한, 신장은 작아도 힘이 좋고 돌파력도 있다. 이 부분도 극대화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지금 WKBL에 돌파 후 외곽으로 정확히 빼줄 수 있는(오픈 찬스를 의미) 유일한 가드"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표팀에 뽑아도 된다"라고 했다.
슈팅력은 어떻게 좋아졌을까. 유 감독은 "폼을 바꾸지 않았다. 슛은 탄탄한 하체가 기본이다"라고 했다. 하체밸런스를 강화한 다음, 최적의 슈팅 타이밍을 잡아줬다. 슈팅의 정석에 집중했다는 뜻. 물론 안혜지의 엄청난 연습량이 있었다.
최 코치는 "지금도 혜지에게 '슛을 가볍게 던져라'고 한다. 들어가지 않더라도 자세가 좋으면 칭찬하고, 들어가도 자세가 좋지 않으면 뭐라고 한다"라고 말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최적의 슛 밸런스 유지에 집중한다.
최근 조금 좋지 않았다. 14일 우리은행전 3점 7어시스트, 16일 신한은행전 5점 4어시스트에 그쳤다. 일단 안혜지를 상대하는 수비수의 자세가 달라졌다. 강력한 마크를 한다. 그리고 안혜지의 패스라인을 예측, 적극 방어한다.
신장이 작은 안혜지는 어지간한 선수에게 미스매치가 된다.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견제에 무리한 플레이도 다소 나온다. 신한은행전의 경우 4쿼터 초반 우중간에서 돌파하다 오펜스파울을 범했다. 수비 센스가 좋은 한채진이 자신의 공격수를 버리고 순간적으로 안혜지의 드리블 흐름을 끊는 움직임을 취하자, 안혜지가 그대로 당했다. 결국 5반칙 퇴장.
유 감독은 "상대의 압박에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럴수록 피하지 말고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했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파울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범위 내여야 한다. 유 감독은 "처음부터 혼자 프레스를 하더라. 체력이 남아도냐고 했다. 너무 덤볐다. 파울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라고 했다.
즉, 안혜지는 성장했지만, 여전히 과도기에 놓였다. 슈팅능력의 향상으로 종합적인 생산력이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상대 견제에 대한 대처와 파울 관리의 어려움을 보면, 과감함과 효율성 사이에서의 어려움은 있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20일 KB전 풀타임에 3점슛 3개 포함 12점 7어시스트는 고무적이었다.
다미리스 단타스와의 2대2 옵션도 있다. 완성도가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슈팅력이 좋아졌고, 패스센스가 좋아 경험만 쌓이면 걱정할 게 없다. 최 코치는 "혜지가 2대2를 좀 더 할 줄 알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농구를 정말 쉽게 할 수 있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안혜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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