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외국선수를 잘못 뽑아서, 국내선수들에게 미안하더라고요."
오리온은 28일 조던 하워드를 내보내고 새 외국선수 아드리안 유터(197cm)를 영입했다. 추일승 감독은 외국선수에 대한 안목이 남다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유독 외국선수로 재미를 보지 못한다. 아무래도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 않는 오리온의 사정과 맞물린 탓이 크다.
결국 조던 하워드는 기량미달, 마커스 랜드리는 부상으로 물러났다. 추 감독이 시즌 전에 구상한 그림(물론 처음에 뽑으려고 한 외국선수들도 아니었다. 본래 LG에서 퇴출된 버논 맥클린을 영입하려고 했다)은 완전히 어긋났다. 시즌 중에 데려온 올터 아숄루 역시 기량 미달.
보리스 사보비치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체력이 약하고, 발이 빠른 편이 아니다. 내, 외곽 공격 모두 가능하지만, 외곽수비는 제대로 되지 않는다. 승부처에 확실히 2점을 담보하는 해결사는 아니다. 이날 KT전서 뚜껑을 연 유터 역시 정상 컨디션과 거리가 있었다. 과거 전성기에는 힘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골밑 공략이 상당히 돋보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자 전형적으로 센스로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 됐다.
여기에 이승현은 몸이 좋지 않아 예전의 에너지를 뿜어내지 못한다. 장재석은 올 시즌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쉬운 슛을 자주 놓치는 편이다. 슈터 허일영은 장기부상 중이다. 최진수는 여전히 기복이 심하다. 가드진의 이현민과 한호빈 역시 안정감은 떨어진다.
때문에 내, 외곽, 공격과 수비 모두 조금씩 부족하다. 약점이 모이고 맞물려 전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날 전까지 6연패, 최하위에 머무른 이유. 앞으로 오리온이 기대해볼만한 호재는 허일영의 복귀 및 유터의 적응 정도.
그러나 이 부분들이 판도를 뒤흔들만한 호재는 아니다. 결국 오리온은 현 전력으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공수에서 에너지 레벨을 최상위로 올리는 수밖에 없다. 많은 공수 활동량으로 공격적인 수비,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찬스 창출만이 답이다.
그런 점에서 KT전은 의미 있었다. 초반 10-0으로 달아나는 과정에서 평소와 기운이 달랐다. 일단 허훈의 허벅지 부상에 따른 결장으로 가드진의 부담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바이언 멀린스에 대해 철저히 트랩을 했다.
양홍석은 물론 최성모, 김윤태에게 수 차례 골밑 돌파를 허용하며 추격을 당했다. 도움수비를 들어간 뒤 패스라인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 하지만, 끝내 역전을 당하지 않았다.
오리온의 공수 활동량이 대단했다. 일단 리바운드에서 KT에 근소하게 앞섰다. 국내, 외국선수 모두 리바운드 가담 범위가 넓었다. 또한, 트랩으로 턴오버를 유발하면, 지체 없이 속공과 얼리오펜스로 연결했다. 유터는 알 쏜튼을 착실히 막았다. 유터의 아울렛 패스에 의한 속공 득점이 4쿼터에 두 차례 나왔다.
이현민과 한호빈, 최승욱의 빠른 공격 전개가 돋보였다. 또한, 최진수와 이승현은 달릴 수 있는 4번이다. 장재석까지 트레일러로 가세하면서, 오리온의 트랜지션 공격은 꽤 위력적이었다. 그렇게 5~10점 우위를 지켰다. 91-87 승리로 6연패 탈출.
오리온은 많은 공수활동량만이 살 길임을 입증했다. 22일 KCC전 이후 5일 휴식한 효과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앞으로도 이런 컨셉으로 가야 한다. 현대농구에서 활동량은 상당히 중요한 변수다. 반면 KT는 허훈의 공백 속에 허훈과 2대2를 즐기던 바이런 멀린스마저 위력이 떨어진 게 고민이다.
[오리온-KT전. 사진 = 고양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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