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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 자신을 내려놨다."
전자랜드가 섀넌 쇼터를 내보내고 트로이 길렌워터 영입을 발표할 때, 두 가지 걱정스러운 시선이 있었다. 길렌워터가 좋은 선수인 건 확실한데, 쇼터만의 장점을 더 이상 누릴 수 없다면 오히려 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또 하나는 길렌워터의 '아픈 과거' 이력이다.
전자랜드는 길렌워터 영입으로 토종 포워드들의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반면 쇼터는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힘 있는 마무리가 최대 장점. 돌파와 미드레인지슛, 3점슛 모두 능하다. 머피 할로웨이가 투입될 때와 완전히 다른 색깔을 내며 상대에 혼란을 안겼다. 이제 전자랜드는 이런 장점을 누리지 못한다.
물론 길렌워터도 내, 외곽 공격 모두 능하다. 할로웨이보다 득점을 할 수 있는 범위는 넓다. 그러나 팀의 활동량과 템포를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타입은 아니다. 더구나 멤버구성상 쇼터 수비 매치업에 어려움을 겪는 팀들도 있었다.
그러나 길렌워터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활약을 펼친다. 9경기서 평균 18분 3초간 18.8득점. 자신만의 장점을 확실하게 발휘한다. 길렌워터의 최대장점은 승부처 득점력. 출전시간 대비 생산력이 상당히 좋다. 29일 오리온전 야투성공률은 무려 80%.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골밑 몸싸움을 즐긴다. 화려한 기술로 내, 외곽을 오가며 득점을 만들어낸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확실하게 2점을 담보하는 해결사다. 전자랜드는 앞으로 길렌워터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유도훈 감독은 "길렌워터는 검증된 선수다. 국내선수들과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전자랜드는 박찬희의 이탈에도 토종 에이스 김낙현이 건재하다. 김지완, 홍경기, 김정년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과의 2대2나 세트플레이가 강화되면 금상첨화다. 더 많은 득점루트가 창출된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인상적인 건 따로 있다. 심판에 대한 어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짜증 섞인 표정이나 과도한 제스처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순한 양' 같다. 과거 오리온과 LG가 길렌워터의 돌출행동에 곤혹스러워했던 것과 180도 다르다.
문제가 있는 파울 콜, 억울할법한 상황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과거 길렌워터가 쉽게 평정심을 잃고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벌금왕'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그런데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뒤, 상당히 깔끔해졌다. 유 감독은 "오히려 의욕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라고 농담했다.
유 감독은 과거 찰스 로드(KCC), 브랜든 브라운(KGC) 등 주관이 확실한 외국선수들과 함께 했다. 예민한 외국선수들을 다루는 방법을 안다. 길렌워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동기부여를 이끌어낸다.
그렇게 길렌워터는 무섭게 경기에만 집중한다.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발휘하면서, 전자랜드도 덩달아 탄력을 받는다. 물론 시즌 중반 이후, 혹은 플레이오프서 갑자기 컨트롤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전한 변수다. 그래도 할로웨이라는 또 다른 확실한 안전장치가 있다.
길렌워터는 "나 자신이 완벽한 사람은 아니다. 컨트롤이 되지 않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조금 변화한 것도 있다. 나 자신을 내려놨다. 내가 뭘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팀원, 감독, 코치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의식한다. 자제력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길렌워터.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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