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중소 흥행 시대가 열릴까. 대규모 제작비와 스크린 확보에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배급사에 맞서 중소 및 신생 배급사들이 다채로운 라인업을 꾸려 도전장을 내밀었다. 승부수는 다양성이다. 이야기에 매료된 톱스타들도 기꺼이 참여, 여느 때보다 빵빵한 영화들이 2020년 스크린을 장식할 전망이다.
◆ 무려 10편…신생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올해도 달린다
지난해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 '블랙머니'(감독 정지영) 등을 선보이며 손익분기점을 돌파, 안정적으로 영화 시장에 안착한 신생 배급사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는 올해 무려 10편의 영화를 준비 중이다.
가장 먼저 관객을 찾는 영화는 배우 안재홍, 강소라 주연의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다.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에 얼떨결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동물원 살리기 프로젝트를 그린 이야기. 기상천외한 설정이 돋보이는 이색 코미디 장르로 오는 1월 15일 개봉한다.
이어 배우 김무열, 송지효 주연의 '도터'(가제/감독 손원평)가 출격한다. 3월 개봉을 예정 중인 이 영화는 실종 후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여동생 유진(송지효)과 낯선 그녀를 의심스럽게 지켜보는 오빠 서진(김무열) 그리고 그 가족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로 친근한 이미지인 송지효의 새 얼굴을 발견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지난해 7월 말 크랭크인한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도 기대작이다. 배우 유아인, 유재명 주연의 '소리도 없이'는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살아가는 태인(유아인)과 창복(유재명)이 예기치 못한 의뢰를 받고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메가폰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SF 단편 '서식지'로 호평을 이끌어낸 신예 홍의정 감독이 맡았다.
이밖에도 조진웅, 배수진 주연의 '클로즈 투 유'(감독 정진영), 배성우, 정가람 주연의 '출장수사'(감독 박철환), 김윤석, 배두나 주연의 '바이러스'(감독 강이관),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주연의 '경관의 피'(감독 이규만)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연희, 이동휘 등이 출연하는 '새해전야'(감독 홍지영), 정우, 김대명의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감독 김민수), 천우희, 신하균의 '앵커'(감독 정지연) 등이 올해 개봉을 계획 중이다. 코미디, 범죄물, 스릴러, 서스펜스, 로맨스 다양한 장르와 함께 물량공세를 펼친다.
◆ 전도연·송중기·현빈·설경구…메가박스플러스엠, 흥행 보증수표★ 총출동
메가박스플러스엠(이하 메가박스)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오는 2월 개봉 예정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에는 배우 전도연을 시작으로 정우성, 배성우, 진경, 윤여정, 신현빈. 정가람, 박지환, 김준한, 허동원, 배진웅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충무로가 주목하는 신예들이 모두 모였다. 영화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실험적인 범죄극 탄생을 예고했다. 앞서 '공작' '악녀' '아가씨' 등이 초청된 바 있는 제49회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 타이거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해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7년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으로 역대급 전성기를 누린 배우 설경구는 다시 한번 변성현 감독의 손을 잡았다. 그가 출연하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감독 변성현)는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과 그의 뒤에서 뛰어난 선거전략을 펼친 서창대(이선균)의 치열한 선거 전쟁을 그린 영화로, '불한당' 신화를 다시 써내려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스타 감독들도 다수 포진했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자산어보'(감독 이준익)로 설경구, 변요한과 함께 올해 극장을 찾는다. 임순례 감독은 배우 황정민, 현빈과 '교섭'(감독 임순례)을 준비 중이고 이병헌 감독도 '청년경찰'의 박서준과 재회, '드림' 프리프로덕션을 진행 중이다. 배우 송중기와 이희준은 영화 '보고타'(감독 김성제) 프리프로덕션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윤계상, 박용우 주연의 '유체이탈자'(감독 윤재근), 신민아, 이유영, 이규형 주연의 '디바'(감독 조슬예) 등이 준비됐다.
◆ 작지만, 신선함·젊은 피로 승부한다…리틀빅픽쳐스 5편
리틀빅픽쳐스의 2020년 포문을 여는 작품은 오는 1월 22일 개봉을 앞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이하 '미스터 주')다. '미스터 주'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로, 배우 이성민과 김서형, 배정남이 뭉쳤다. 극중 군견 알리의 목소리는 신하균이 연기해, 본 적 없는 신선한 웃음을 예고한다.
오래 걸렸다. 2018년 7월 크랭크업했던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오는 2월 마침내 찾아온다. '사냥의 시간'은 경제위기가 닥친 도시,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기 위해 위험한 범죄를 계획한 네 친구와 그들의 뒤를 쫓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가 목숨을 걸고 벌이는 숨막히는 추격전을 담은 이야기로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파수꾼'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이제훈과 박정민이 윤 감독과 재회해 기대가 크고, 최우식과 안재홍 등 충무로 대세 배우들이 합류해 주목하게 한다.
드라마 '고교처세왕'에서 호흡을 맞췄던 서인국과 이수혁은 '파이프라인'(감독 유하)으로 다시 만났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수십미터 지하 땅굴에 숨겨진 검은 다이아몬드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도유범들이 목숨 걸고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오락물.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 1970'을 연출한 유하 감독이 4년 간의 프리 프로덕션을 거쳐 탄생시킨 야심작이다.
뿐만 아니라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른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제8일의 밤'(감독 김태형)과 전태일 열사 생애를 그린 애니메이션 '태일이'(감독 홍준표), '극장판 미니특공대: 공룡왕 디노'도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 메리크리스마스, 송중기x김태리로 자존심 회복 나선다
지난해 출범한 메리크리스마스는 첫 배급 영화 '내 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으로 손익분기점은 넘겼으나 이후 '로망'(감독 이창근), '양자물리학'(감독 이성태)로 흥행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2020년에는 심기일전해 대작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승리호'는 한국영화 최초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블록버스터. 송중기와 조성희 감독이 '늑대소년'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났고 배우 김태리와 진선규, 유해진 등이 총출동해 2020년 충무로 최대 기대작이다.
'군함도'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게 된 송중기는 돈 되는 일은 무엇이든 다 하지만, 언제나 알거지 신세인 승리호 파일럿 태호 역을 연기한다. 지난해 이혼 소식으로 연예계에 큰 충격을 안겼던 그의 복귀작인 만큼 대중의 관심이 지대하다. 영화 '아가씨', '1987', '리틀 포레스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등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쌓아가고 있는 김태리는 승리호를 이끄는 선장으로 분한다.
조성희 감독은 '승리호' 구상에만 약 10여년이 걸렸다는 전언. 제작진은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를 배경으로 이제껏 본 적 없는 볼거리와 스토리로 무장한 색다른 SF 대작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해 한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기대가 남다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각 배급사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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