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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유터가 들어오고 편해졌다."
오리온 최진수는 "그동안 수비가 버겁긴 했다. 외국선수 수비에 트랩도 해야 하고 외곽까지 막으면서 정신이 없었다. 유터가 들어오고 그런 부분이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존재감이 희미하던 올터 아숄루, 조던 하워드가 퇴단하고, 보리스 사보비치와 아드리언 유터가 가세했다.
사보비치는 유럽 스타일의 스트레치4다. 내, 외곽 득점력도 있고, 골밑 수비도 적극적으로 임한다. 그러나 체력이 약하고 발이 느리다. 때문에 2대2 수비를 할 때, 외곽 커버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출전시간 관리가 필요한 스타일이다.
다른 팀들은 외국선수들이 외국선수들을 수비하지만, 그동안 오리온은 이승현, 장재석, 최진수의 골밑 수비 부담이 컸다. 이런 상황서 골밑 수비력이 확실한 유터는 큰 도움이 된다. 언더사이즈 빅맨이지만, 힘이 좋고 자세도 낮다.
이승현과 최진수의 경우, 수비에서 에너지를 아껴 공격에 좀 더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즉, 유터의 가세 이후 토종 포워드들이 수비 부담을 덜고 외국선수들의 부족한 득점력을 적절히 메우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사보비치와 유터는 절체절명의 승부처에 2점을 담보할 만한 스코어러가 아니다. 유터의 경우, 유럽에서 뛴 전성기에는 엄청난 힘과 기술을 앞세운 골밑 공략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젠 미드레인지 공략이 우선이다.
대신 수준급 패스센스가 돋보인다. 유터가 국내 포워드들과 연계플레이를 향상하면서, 국내선수들의 득점 가담이 더욱 원활해졌다. 1일 SK전이 의미 있었다. 최진수가 16점, 이승현이 15점, 사보비치와 유터가 11점씩 올렸다. 추일승 감독은 "이상적인 득점분포도"라고 했다.
호재도 있다. 이승현은 "(허)일영이 형이 곧 돌아온다. 우리 팀이 3점슛이 많이 터지지 않는다. 간절히 원한다. 팀의 중심이고 주장이다"라고 했다. 장신슈터 허일영이 3점슛 2~3방씩 책임지면 오리온 득점분포도는 더욱 이상적이다. 외국인 에이스가 없는 멤버구조상, 그게 최상이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일단 추 감독은 "세트 게임에선 재미를 보지 못한다. 대신 트랜지션에서 재미를 본다"라고 했다. 3~4번 높이가 있지만, 가드진이 약하다. 세트오펜스는 아무래도 뻑뻑하다.
결국 일정 수준 이상의 수비조직력과 리바운드의 상대적 우세를 바탕으로 많은 속공, 얼리오펜스를 해야 한다. 올 시즌 오리온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때는 많은 수비활동량과 턴오버 유발, 그에 따른 빠른 공격이 많았다. 그럴 경우 이현민, 한호빈, 김강선 등 가드들이 속공에 적극적으로 가세하면서 득점분포도가 더욱 넓어졌다. 선수기용폭도 넓고, 교체도 활발하다. 경기흐름에 따라 지역방어도 사용한다. 레귤러한 것과 볼 흐름에 따라 대형을 바꾸는 변형 지역방어를 섞는다.
최하위 오리온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이승현은 "단 한번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포기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최진수도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라고 했다. 유터가 자리를 잡았다. 허일영이 곧 가세하면 마지막으로 승부수를 던지면 된다. SK전서 해법이 나왔다.
추 감독은 "앞으로 전력을 풀가동하려고 한다.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으면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할 것이다. 최대한 승수를 쌓고 탈꼴찌도 하겠다. SK전은 이상적인 득점분포도를 보였다"라고 말했다.
[유터(위), 오리온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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