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이밍을 맞춰라."
현대모비스 에메카 오카포(38,206cm)는 역대 KBL 외국선수 중 최고레벨의 경력을 자랑한다. 2004~2005시즌 NBA 샬럿 밥캐츠에 지명, 신인왕이 됐다. 2017-2018시즌까지 NBA 통산 616경기를 경험한 베테랑 빅맨.
오카포는 NBA에서 뛴 전성기에 수비력으로 이름을 날렸다. 나이를 많이 먹었다. 수비 활동량은 다소 줄어들었다. 그래도 세로수비에 대한 기본기와 경험은 확실한 무기다. 현대모비스는 대형 트레이드와 리빌딩으로 전력이 약화됐다. 오카포를 통해 골밑 수비부터 안정시키려는 의도.
신장제한이 사라진 KBL. 정통 외국인 빅맨은 많지 않다. 그래도 치나우 오누아쿠(206cm), 라건아(199cm) 등이 있다. 오누아쿠의 경우, 현대모비스와의 작년 12월 25일 맞대결서 19점을 넣었으나 오카포에게 두 차례 결정적인 블록을 당했다.
오카포는 최대한 자세를 낮춘 뒤, 상대의 공격 방향과 타이밍을 읽고 압박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자세가 높으면 공격수의 속임 동작에 속거나 자리를 내줄 확률이 커진다. 또한, 공격수의 실린더를 최대한 침범하지 않았다. 유재학 감독은 "상체가 넓어서 여전히 잘 버틴다"라고 했다.
당시 오카포에게 수비에 대해 물었더니, "정신력"이라는 정석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항상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자세를 낮추는 걸 힘들어하는 선수도 있는데,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면, 자세가 어느 정도 낮아진다"라고 했다.
블록슛 센스도 상당하다. 오카포는 "타이밍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블록은 잘 했기 때문에 별 다른 느낌은 없다. 공격수의 손에서 공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서 하면 된다"라고 했다. 기본을 지키면서, 수년간 다져온 내공이 돋보이는 설명.
현대모비스는 오카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작년 9월 강릉 전지훈련 당시 연습 외국선수로 올 때부터 좋은 인상이 있었고, 입단 이후에도 성실한 훈련 자세, 한국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자세 등이 고무적이다.
김국찬은 오카포에 대해 "훈련에 임하는 자세를 본받을만하다. 진지하다. 배워야 하지 않나 싶다. 수비, 특히 블록슛이 워낙 좋다. 앞에서 뚫려도 뒤에서 버텨주니 수비할 때 정신적으로 편한 측면도 있다"라고 했다.
작년 12월 22일 삼성전 종료 직전 완벽한 패턴 구현에 의한 노마크 레이업슛을 실패한 뒤 선수, 코칭스태프에게 일일이 사과했다. 유재학 감독도 아쉬웠지만 오카포의 인품을 느꼈다. "그럴 수도 있다. 괜찮다고 격려했다"라고 돌아봤다. 오카포는 "농구는 평생 배워야 하는 스포츠다. 새로운 환경을 맞이했고, 리그도 달라졌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오카포가 공격에서도 좀 더 힘을 내주길 바란다. 동료들의 도움에 의한 찬스는 착실하게 점수로 연결한다. 아무래도 기복이 있다. 12경기 평균 21분38초간 13.1점 9.1리바운드 1.3블록슛.
유 감독은 "오카포가 공격도 좀 더 터프하게 해줬으면 한다. 아이라 클라크 코치에게 계속 얘기를 하라고 한다"라고 했다. 오카포는 "클라크 코치와 포스트업 연습을 계속 하고 있고, 얘기하고 있다"라고 했다.
[오카포.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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