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올해는 (오)지환이가 주장을 맡을 줄 알았어요"
LG 주장 김현수(32)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끈다. 김현수가 지난 해에 보여준 리더십을 돌이켜보면 그가 올해도 주장을 맡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정작 본인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다. 김현수는 "올해는 지환이가 주장을 맡을 줄 알았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전해 들은 오지환은 "(김)현수 형이 주장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선수들이 '캡틴 김현수'를 원하는 것은 김현수가 LG 유니폼을 입은 뒤 긍정적인 영향을 끼진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후배 선수들이 김현수의 운동 루틴을 따라하면서 '국가대표 3번타자'의 노하우를 뺏으려 했고 김현수도 많은 대화를 통해 후배들의 성장을 도모했다.
오지환은 "현수 형이 주장을 맡고 나서 팀이 긍정적으로 바뀐 게 많다. 운동 습관, 자세, 태도 등 도움이 되는 게 엄청 많다"라면서 "기왕이면 현수 형이 주장을 계속 했으면 좋겠다. 내가 주장을 하게 되면 시끌벅적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LG의 선택은 정말 탁월한 것이었다.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밟아본 실력이야 두 말할 필요가 없고 여기에 리더십까지 갖췄으니 LG에게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명의 선수를 통해 잡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김현수는 LG 이적 첫 해부터 팀을 이끌어갈 선수임을 증명했고 이듬해부터 주장을 맡아 본격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주장 김현수'의 유통기한이 1년이라면 너무 짧다. 아직 김현수를 보고 따라야 할 후배 타자들이 많이 있고 이들이 완전한 궤도에 올라야 LG의 전력도 완성 단계에 도달할 것이다.
또한 LG는 새해 벽두부터 A 선수의 폭행 사건으로 시끄러웠는데 김현수는 주장으로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 1명이 잘못하면 모두가 피해를 받는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개인 사생활 문제는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례가 있는데도 또 사고를 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개인의 일로 생각하지 말고 단체의 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는 게 김현수의 말이었다.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주장이라면 실력과 리더십을 모두 갖춰야 한다. 그래야 김현수처럼 필요할 때 쓴소리를 할 수 있고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가 묵직하게 전달될 수 있다. 아직 LG에게는 김현수 리더십이 필요하다.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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