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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라운드부터 다시 쓰자."
DB 이상범 감독은 4일 KCC전 직후 "김태술을 4라운드에 쓰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4라운드 첫 경기였다. 이상범 감독은 코치들과 상의한 결과, 김태술에게 휴식 및 재정비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10일 전자랜드전 직전에도 "가드진에 특별히 부상자만 나오지 않으면 푹 쉬게 할 것"이라고 했다.
DB는 시즌 초반 부상자가 많았다. 윤호영, 허웅, 김민구, 김현호 등이 잇따라 다쳤다. 치나누 오누아쿠도 미리 계획한 부친 장례식 참석을 위해 3~4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상범 감독이 시즌 전에 구상한 '선수 로테이션' 계획이 틀어졌다.
이 감독은 베테랑을 효과적으로 쓰는 지도자다. 김태술을 김주성 코치의 현역 마지막 시즌처럼 경기당 10분 정도만 활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김태술은 올 시즌 27경기 평균 17분27초간 뛰었다. 가드들의 줄부상으로 어쩔 수 없이 출전시간이 늘었다.
결국 이 감독은 "과부하가 왔다"고 판단했다. 그는 "10분 정도 뛰게 하려고 했는데, 많이 뛰었다. 체력적으로 좋지 않다. 밸런스가 깨졌다. 5~7분 정도 계속 기용할 수도 있지만, 자신감이 떨어지고 정신적으로 힘들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현호와 허웅이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린다. 또 다른 베테랑 윤호영도 막판 흐름을 조율할 수 있다. 그리고 8일 두경민이 전역했다. 10일 전자랜드전서 복귀했다. 가드진 운용 폭이 넓어지면서, 김태술이 휴식 및 재정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하나. 젊은 가드들의 스타일을 감안했다. 이 감독은 "김민구, 허웅, 김현호, 원종현 등은 공격형 가드들이다. 팀을 이끌어가는 역할, 즉 세트를 하거나 정리하는 역할은 김태술이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나이가 들면서 스피드는 다소 떨어졌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공격을 가장 잘 조율하는 선수가 김태술이라는 것. 사실 김태술에게 부족한 스피드는 기존 가드들이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윤호영 뿐 아니라, 칼렙 그린도 패스의 질이 좋고 조율을 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정비를 해서 5라운드에 다시 쓰겠다. 지금은 원주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고 했다.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팀 훈련에 합류할 것이다"라고 했다. 시즌 막판, 나아가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
허웅은 "개인적으로 태술이 형이 쉬지 않고 뛰었으면 좋겠다. 내가 오누아쿠와 2대2를 할 때, 태술이 형이 '그 상황서 네가 슛을 던져야 하는 건 맞는데, 주저하면 안 된다. 자신 있게 올라가라'고 했다.(김태술은 KCC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평소에도 이런 말(가드의 역할)을 잘 해준다. 같이 뛰면 더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이렇듯, DB에 김태술의 가치가 높다. KBL 역사를 보면 순위다툼의 진정한 승부처는 5~6라운드다. 특히 올 시즌처럼 순위다툼이 치열할 경우, 5~6라운드 승패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래서 이 감독의 과감한 결단이 돋보인다.
[김태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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