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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1등보다는 웃음"…'사람이좋다' 허경환, ★개그맨→30억 빚→매출 200억 [종합]

시간2020-01-15 06:30:01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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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고난을 이겨내고 개그맨, CEO, 가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 중인 허경환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14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개그맨 허경환 편으로 꾸며졌다.

허경환이 개그맨을 꿈꾸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무렵. 그는 “원래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좋아하고 얘기하는 것도 좋아해서 학교에서 MC를 구한다길래 3학년 선배 반에 찾아가서 무슨 오디션 같은 걸 봤다. ‘우리 학교 축제를 이렇게 이끌겠습니다’ 얘기했는데 선배들이 너무 좋다고 그랬다. 그래도 학교에 한 천오백 명 정도 있는데 거기서 내가 MC를 하게 된 건 그래도 끼가 있어서 뽑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며 “대학 때부터 레크리에이션 MC 하면서 대중들하고 많이 소통도 하고 그리고 무대에도 서고 했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인물이 개그맨 신동엽. 신동엽은 “처음에 허경환을 남다르게 본 가장 큰 이유는 말맛이 아주 좋았다. 굉장히 놀랐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이나 선천적인 재능이 대단했다. 그래서 ‘꼭 개그맨 시험을 봤으면 좋겠다. 너는 잘될 것 같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한 허경환은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코미디 무대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워졌다.

허경환은 “내가 등장해서 ‘에헴’ 기침만 해도 웃을 땐데 한 번도 못 웃기고 내려올 때가 있었다. 저도 마음이 너무 답답했다. ‘내가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인가?’ 싶었다”며 “유행어도 자신 있게 해야 했는데 그때 자신 있는 척했지만 되게 부끄러웠다. 누가 시키면 되게 싫어하고 그래서 밖에서는 거의 한 적도 없다”고 털어놨다.

허경환은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시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채널이 많아지면 우리 개그맨들이 설 데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 같다. 개그 하기가 더 어려운 현실이고, 수위 조절도 더 어려워지고. 내가 잘하는 것을 빨리 찾아가는 게 좋겠다 싶었다. 나름대로 혼자 발버둥 많이 치고 있다. 정말 오리처럼 밑에는 난리가 나고 있는데. 위에서는 평화롭고 편안하게 가는 것 같지만”이라면서 남모를 고충도 전했다.

허경환은 11년째 닭가슴살 전문 식품회사를 운영 중인 CEO. 공동대표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매출이 약 200억 원으로, 부가세를 제외하면 180억 초반의 매출을 올렸다고. “제가 개그맨 생활이 힘들어서 만든 브랜드”라는 허경환은 “그때는 연예인 중에 옷 벗는 사람이 없었다. 저랑 김종국 형 정도? 그래서 ‘내가 뭘 하면 빨리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때 닭가슴살을 많이 먹었는데 ‘그래 이 사업을 해야겠다’ 생각해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반에는 월 매출 700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힘든 시기도 있었다. 동업자 때문에 몇십억의 빚을 떠안아야 했던 것. 허경환은 “(동업자가) 회삿돈으로 불법적인 일을 하면서 빚졌다는 걸 알게 됐다. 처음에 거의 20~30억 되는 빚이 한꺼번에 터졌을 때 너무너무 힘들었다. 거짓말 아니고 누가 목을 막고 말을 못 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숨을 못 쉴 정도로 힘들고”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 당시에 라디오를 하고 있었는데 힘든 분들에 대한 사연을 읽고 조언을 해주면서 내 얘기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분들을 위해서 힘내시라고 노래를 띄워드리는데 나는 그 노래 띄워드리면서 빚쟁이와 통화를 했다. ‘돈을 안 갚으면 내일 당장 압류 들어갈 테니까 그렇게 아셔라. 그리고 언론에 얘기하겠다’고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하면 나아질까’에 대한 생각도 하기 싫었다. 무서워서”라고 덧붙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허경환이 부모님이 살고 있는 통영을 방문한 모습이 그려졌다. 부모님이 새집으로 이사했는데, 이 집을 마련하는데 허경환의 도움이 컸다고. 허경환 여동생의 둘째 딸 돌잔치, 부모님의 리마인드 웨딩과 가족사진 촬영 모습도 담겼다.

이날 방송 말미 허경환은 “저는 1등이 되고 싶은 생각보다는 2, 3등 4, 5등 하더라도 허경환이라는 사람이 TV에 나왔을 때 얼굴에 미소를 짓고, ‘저 사람 재밌지!’ 하면서 깔깔깔 웃고, 가족들끼리 잠시나마 저 허경환을 통해서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그 웃음이 끊이지 않도록 제가 최선을 다해서, 제 몸을 불살라서라도 웃음을 주기 위해 열심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 M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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