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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남산의 부장들', 단언컨대 2020년 설 극장가 최강자다. 우민호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과 배우 이병헌의 명품 열연, 탄탄한 스토리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추며 '웰메이드 정치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선 영화 '남산의 부장들'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부터 주연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한국 청불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과 이병헌이 재회, 또 한 편의 웰메이드 작품을 내놨다. 김충식 작가의 동명의 논픽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밀도 있는 정치 드라마로 전 세대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은 어떠한 정치적인 성격이나 색깔을 띠지 않았다. 어떤 인물들에 대해 공과 과를 절대 평가하지 않는다"라며 "단지 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따라가면서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분명히 했다.
우민호 감독은 "우리 영화는 1990년대 동아일보에 연재된 취재록을 원작으로 했다. 영화로 담기에 방대한 양이라 박 전 대통령이 눈을 감는 마지막 그 순간, 40일을 조명했다. 원작자분도 재밌게 보셨다. 본인이 사진첩을 만들었다면, 영화는 풍경화 같다고 하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1997년도 군대에 다녀온 뒤 우연치 않게 원작 책을 접했었다. 무척 흥미진진하게 재밌게 봤다. 당시에도 제가 영화학도라서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작품을 영화로 옮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고, 그러던 중 '내부자들' 이후 2016년 초반에 원작자에게 연락을 드렸다. 아직 판권이 팔리지 않았다면 꼭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었다"라고 떠올렸다.
우민호 감독은 "김규평이 도대체 왜 당시 대통령을 죽였는지, 선택은 여러분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 근현대사에서 변곡점을 이루는 아주 큰 사건이다. 하지만 '남산의 부장들'은 인물들의 감정을 들여다보면서 쉽게 이해되게 하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 과거의 먼 역사가 아니라 우리에게 지금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한 번쯤 부모님과, 혹은 친구, 혹은 자녀분들과 이야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이라는 작품은 딱 여기까지다. 어쩌면 영화보다 이후가 더 드라마틱 할 수도 있겠다"라며 "우리 영화가 단순히 시네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극장 밖에 나간 여러분을 통해 이 못다 한 이야기가 완성된다면 감독으로서 무척 행복할 것 같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극 중 이병헌은 절대 권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중앙정보부 김규평 부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오롯이 시나리오에 입각해서 연기했다. 혹여 개인적인 생각이라든가 감정을 넣어, 어느 수위를 크게 표현한다거나 작게 줄여버린다거나 조절하면 왜곡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저 대본에 충실했다. 조금이라도 왜곡되지 않으려는 감독님, 배우, 스태프 모든 분의 마음이 있어서 저 역시 시나리오 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감정들을 전하려 애를 썼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산의 부장들'은 좋은 연출과 연기로 만들어진 그런 작품이다. 이 안에서 일원이 되어 기분이 좋았다"라고 남다른 마음을 드러냈다.
이성민은 당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 박통 역할로 분해 열언을 펼쳤다.
박정희 전 대통령 캐릭터를 소화한 것에 대해 이성민은 "이미 기존에 많은 분이 이 역할을 해왔기에, 부담감이 있었다. 그냥 하긴 그래서 우민호 감독님과 상의 끝에 분장을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 비결에 대해 "어떻게 하면 김규평(이병헌), 박용각(곽도원), 곽상천(이희준) 세 부장들과 밀당을 잘 할까, 어떻게 하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때로는 요동 치게 만들고 또 어떨 때는 제가 품어주고. 이런 세 부장과의 변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신경을 쓰고 연기했다"라고 얘기했다.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을 보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잠시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잠시 현실이 텅 빈 것 같았다. 신기한 체험이었다. 잘 만들어진 영화이고 많은 관객이 오셔서 설날 '남산의 부장들' 속 멋진 배우들의 모습을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자신감을 엿보게 했다.
이어 "'남산의 부장'들은 새로운 시각, 관점으로 기존 작품들과 다르다. 많은 관객이 이 영화 찾아 보실 거라 예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곽도원은 권력의 비밀을 알고 있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할을 연기했다. 그는 "늘 긴장감을 잃지 않으려 했다. 제일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다가 없어졌을 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또 곽도원은 "박용각 캐릭터는 제가 연기했던 역할 중에 최고 난이도가 있는 인물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실존 인물, 그리고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서 자료들을 찾아내 몸으로 표현해야 했기에 굉장히 어려웠다"라면서 "좋은 배우분들과 한 팀이 되어 잘 보여지길 희망하고, 많이 의존하고 많이 배웠다. 현장 자체가 즐겁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라고 전했다.
이희준은 촉망받는 권력 2인자 곽상천 경호실장 역할로 변신, 존재감을 발휘했다. 그는 캐릭터를 위해 몸무게 25kg을 증량하는 열정을 쏟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희준은 "감독님이 처음엔 살 찌울 필요 없다고, 그냥 저 하던 대로 연기하면 된다고 하셨다. 그런데 제 몸매가 이병헌 선배님과 겹쳐서 다른 식으로 해봐야겠다 싶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내 그는 "아무래도 역할상 살이 찌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다. 감독님께선 원하면 그렇게 하는데 본인이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하시더라. 나중에 들었는데, 제 스스로 그렇게 말할 것이란 걸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 정말 실컷 먹고 열심히 운동하면서 찍었다. 그렇게 죄책감 없이 먹은 건 처음이었다"라고 비하인드스토리를 털어놨다.
'남산의 부장들'은 15세 이상 관람가로,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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