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수비는 자신감이다."
키움 외야수 박정음은 데뷔 후 주전으로 뛴 시간이 거의 없다.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뛰었다. 통산 255경기서 450타수 118안타 타율 0.262 7홈런 49타점 85득점 25도루. 2019년에는 60경기서 타율 0.197 7타점 13득점 6도루를 기록했다.
기록은 눈에 띄지 않지만, 키움의 특급조커다. 장정석 전 감독은 유독 박정음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2군에 내려간 기간도 있었지만, 꾸준히 1군에 머물렀다. 대수비 1번 옵션이자 유사시에 대주자로도 활용됐다.
종종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경기가 작년 7월2일 고척 두산전. 좌익수로 투입됐다. 6-3으로 앞선 9회초 1사 1,2루서 박세혁의 짧게 뜬 타구를 몸을 날려 걷어냈다. 곧바로 일어나 2루에 귀루하지 못한 최주환마저 횡사시켰다. 경기종료. 박정음의 빠른 발과 센스, 상황판단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도루가 많지는 않지만, 필요한 순간에 꼭 해낸다. 타석에선 번트 안타를 종종 만들어낸다. 통산 타율이 0.262에 불과하지만, 쉽게 볼 타자는 아니다. 쟁쟁한 타자가 즐비한 키움에서 백업 외야수로 사는 법을 터득한 듯한 모습.
지난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인훈련 중인 박정음을 만났다. 그는 "한국시리즈 이후 2주 정도 쉬었다. 그 이후 계속 운동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왜 휴식을 더 취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시즌 때 많이 나가지 못해 휴식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백업으로 사는 법이 궁금했다. 박정음은 "주전이 아니라서, 경기 후반에 수비를 나가면, 집중하려고 했다. 대수비나 대주자는 중요한 상황에 나간다.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분위기를 느끼면서 경기를 준비했다"라고 돌아봤다. 강력한 집중력의 원천.
그러면서 "9년째 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 경기흐름을 읽는 능력이 있다. 상대 팀 선수들 중에선 오래 본 선수들이 있다. 그리고 동료들과 얘기를 많이 한다. (서)건창이에게도 물어보고, (김)혜성이와도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 발 빠른 선수들끼리는 공유를 해서 도움을 주고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박정음이 본 좋은 수비의 원천은 "자신감"이다. 그는 "수비는 자신감이다. 타구를 못 잡을 수도 있지만, 자신감을 갖고 하니까 잡히는 타구도 있다"라고 했다. 대주자에 대해선 "내가 도루를 잘 하는 선수는 아니다. 상대도 나에 대해 준비한다. 최대한 상대의 약점을 빨리 캐치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기습번트에 대한 노하우도 확실하다. 박정음은 "결국 수비수들이 방심하면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리 전진수비를 해도 방심할 때가 있다. (전진했으니) 천천히 던져도 아웃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더 열심히 뛰면 살 확률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타격은 풀리지 않는 숙제다. 박정음은 "솔직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고민하는데 답을 찾지 못하겠다.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자주 나가지 못해 타격감을 올리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내가 부족한 부분도 있다"라고 했다.
박정음이 주전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결국 타격이 관건이다. 그는 "여러 타격이론이 있는데, 특정 이론이 모든 선수에게 맞는 건 아니다. 팔 길이와 다리 길이, 힘 등이 일치할 때 맞는 것이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박정음이 부지런히 땀을 흘리는 이유는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우선 잘해야 한다.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도록,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유지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박정음. 사진 = 고척돔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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