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바라기' SK 문승원이 김광현에게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응원 많이 할 것이고 제 응원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광현은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이었다. 2019년 신인 타자들 중 많은 선수들이 가장 대결해보고 싶은 투수로 김광현을 꼽기도 했다.

'동경의 대상'인 것은 바로 옆에 있는 선수라고 다르지 않다. 김광현과 함께 SK 선발 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한 문승원이지만 '김광현 바라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는 지난해 인터뷰에서 '덕아웃에서 김광현 옆에 있는 모습을 자주 본다'라는 물음에 "일부러 (김)광현이 형을 따라 다녔다.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새겨 들으려고 했다. 경기 중에 광현이 형이 혼잣말 할 때도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라고 다 주워 들었다. 광현이 형이 워낙 성격이 좋아서 후배들한테 잘해준다"라고 답했다.

또한 "(김)광현이형 같은 경우 경기 분위기를 압도하고 운영능력과 구위 모두 좋다. 많이 보고 배운다. 연습하는 것도 자세히 본다. 모든 부분이 뛰어나서 존경한다. 따라가고 싶다"라고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계약이 발표됐을 당시에도 문승원은 곧바로 김광현에게 전화를 했다.

문승원은 "기사를 보자마자 곧바로 전화를 했다"라며 "그 때는 연락이 안됐는데 1시간 정도 이후에 전화가 왔다. '축하드린다'라고 했더니 '너도 축하한다, 이제 5선발이 아니니 한 단계 승급한 것 아니냐'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항상 따라다니던 선배가 사라져 아쉽지는 않을까. 이 부분에 대한 답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문승원은 "팀으로 본다면 아쉽겠지만 개인적으로는 5선발이 아니니까 비와도 로테이션을 건너뛸 일도 줄어드니 괜찮은 것 같다"라고 웃은 뒤 "잘 안 풀릴 때 일지 해놓은 것을 보는데 (김)광현이 형이 해준 좋은 말들을 다 적어놨다"라고 언급했다.

볼배합 등 타자와의 승부와 관련한 조언이 많지만 '위기 상황에서 제일 안전한 건 삼진'이라든지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 이를 견뎌야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라는 말도 기억에 남는 말이다.

말로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위기 때 마음 먹으면 언제든 삼진을 잡을 수 있고, 압박감을 느끼는 순간을 숱하게 겪은' 김광현이기에 그 말이 더 와닿을 수 밖에 없다.

문승원 역시 이를 되새기려고 한다. 문승원은 "하나하나 신경을 쓰다 보면 내 플레이를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그 상황에만 집중할 때 더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 경기 때 필요 없는 감정소비도 안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광현 이탈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비중이 높아진 것에 대해서도 "프로라면 이를 부담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보다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라고 했다.

문승원은 마지막으로 김광현에게 응원의 한마디도 전했다. 문승원 본인은 '조금 낯 간지럽다'라고 했지만 진심은 그대로 묻어났다.

"일단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아프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에이스이기 때문에 가서 잘했으면 좋겠어요. 항상 많이 존경하는 선배인데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응원 많이 할 것이고 제 응원도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광현과 문승원(첫 번째 사진), SK 문승원(두 번째 사진). 사진=인스타그램 아이디 g0_sk17님 제공,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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