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현대캐피탈 외국인선수 다우디 오켈로가 선수단과 기자단에 깜짝 제안을 했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지난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2위 대한항공을 승점 3점 차이로 추격했다. 시즌 12승 9패(승점 36) 3위.
이날 현대캐피탈이 제출한 선발 명단에는 다우디 대신 문성민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경기 전 최태웅 감독이 특별히 다우디의 부상을 언급한 것도 아니었다. 웜업존에서 출발한 다우디는 1세트 중반이 돼서야 코트를 밟았다.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경기 후 최 감독에게 이를 묻자 전략이 아닌 선수의 실수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다우디가 유니폼을 가져오지 않았다. 연습 유니폼을 경기 유니폼으로 착각해 가져왔다”고 이유를 전했다. 그러나 다행히 천안에 남아 있던 코치가 특급 배송을 통해 유니폼을 인천으로 공수했고, 다우디는 이를 입고 뒤늦게 나와 양 팀 최다인 30점(공격 성공률 72.22%)을 올렸다.
경기 후 만난 다우디는 “지나간 일이다. 진정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웃으며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유니폼을 놓고 와 팀에 누를 끼쳤다는 생각에 초반에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다우디는 “1세트 내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나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팀원들의 템포가 있는데 내가 그걸 늦춘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컸다”며 “2세트부터 진정하고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내 페이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2세트까지 12점이었던 다우디는 3세트에만 12점을 올리는 폭발력을 보였다.
이날은 다우디가 19일 우간다로 출국하는 여자친구와 함께하는 마지막 경기였다. 다우디는 지난 15일 천안 우리카드전이 끝나고 배구장 프러포즈를 하며 여자친구를 감동시켰다. 15일 경기에선 패했지만 이날은 맹활약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다우디는 “여자친구 앞에서 활약해 너무 좋고 여자친구에게 프로들이 어떻게 배구하는지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여자친구는 아마추어 배구선수”라며 “프로 생활하면서 크리스마스를 한 번도 같이 보낸 적이 없었는데 보낼 수 있어서 좋았고 팀원들도 여자친구를 가족 같이 대해줘 좋았다”고 흐뭇해했다.
다우디는 이어 선수단과 기자단을 향해 깜짝 제안을 했다. 오는 여름 고국인 우간다에서 열리는 결혼식 초청이었다. 다우디는 7월 18일 전통혼례, 8월 8일 결혼식 본식이 예정돼 있다.
다우디는 “결혼식 때 올 수 있는 분은 와주셨으면 좋겠다. 비행기 티켓도 해주겠다”며 “우간다는 배구 외에도 사파리가 워낙 유명해 오시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오시는 걸 추천한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다우디 오켈로.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현대캐피탈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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