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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얼마 전 데뷔 1주년을 맞은 가수 HYNN(흰·박혜원)은 고음을 시원시원하게 내지르는 가창력으로 '폭주 보컬' '헬고음녀' 등 인상적인 별명을 가졌다.
대중들 사이에서도 실력파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흰은 4년전 '슈퍼스타K 2016'에 출연해 탄탄한 실력을 뽐내며 두각을 드러냈다. 사람의 귀를 단숨에 휘어잡는 특유의 가창력은 팬들을 금세 끌어 모았다. 지난해 연말 데뷔 후 첫 단독 공연을 연 그는 600석 좌석을 단 10초 만에 매진시켰다.
흰이 지난해 발표한 노래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은 음원차트 역주행 성과를 내고 그의 '4단 고음'을 커버하는 열풍까지 불며 흰은 차세대 보컬퀸으로도 우뚝 섰다. 실력에 더해 아담한 체구와 귀여운 외모는 흡사 아이유나 태연 같은 대형 솔로 여가수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데뷔 1년의 신인인데도 불구하고 기적을 많이 겪은 것 같아요. 꿈꾸던 무대에 오른 모습을 부모님께서 봐주시고, 저를 보신다고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고요. 아빠, 엄마가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지난 1년은 저에게도 뜻 깊은 시간이었어요."
'슈퍼스타K' 출연 당시 박혜원이란 본명으로 얼굴을 알렸던 그는 새 출발하며 흰을 예명으로 사용했다. 활동명을 고민하던 시기 읽었던 한강 작가의 '흰'에서 의미를 얻었다.
"'더렵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들을 건넬게'라는 구절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흰이란 이름으로 궁금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잊히지 않는 이름일 것 같았거든요. 한편으론 발음에서 불편함을 느끼시기도 해서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흰으로 나오면서 '목소리가 박혜원 같다'며 못 알아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괄호 치고 이름을 넣게 됐죠. 조금 더 친근한 이미지로 간다면 흰으로만 활동할 계획이에요."
흰은 고등학교 진로를 고민하던 시절 노래 부르는 게 즐거워 예고에 진학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여유롭지 못한 집안 사정 탓에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성과를 보여주고자 100번이 넘는 오디션도 치렀다. 학교 졸업 즈음에 출연한 '슈퍼스타K'에서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수많은 오디션에서 붙고 떨어지며 느낀 슬픔과 좌절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일어나면 내일은 또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힘들기도 했고요. 마지막이란 마음을 먹고 출연한 '슈퍼스타K'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노래로 대학도 가면서 부모님이 마음을 열어주셨어요. 그런데 아직도 엄마는 제 노래에 대한 칭찬을 안 해주세요.(웃음)"
흰은 '시든 꽃에 물을 주듯' 이후 발표한 '차가워진 이 바람엔 우리가 써있어'란 곡에서도 극한 고음을 뽑아낸다. "4단 기어 변속 고음'이란 말들이 붙으면서 더 부담이 됐어요. 그런데 제가 고음 부분에 있어 불편함 같은 걸 토로하면 보시는 분들도 불안해하며 보실 것 같아요.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부르고 있죠."
롤모델은 가수 양파다. 흰은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양파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해 그의 앞에서 노래도 불렀다. 흰은 그때 들은 칭찬이 잊히지가 않는다.
"당시 선배님의 노래인 '애송이의 사랑'을 불렀어요. '잘한다' '밥 한 번 사주고 싶다' 이런 칭찬을 해주셔서 정말 영광이었죠. 제가 'K팝스타'란 프로그램의 오디션에 나갔을 때 '(저보고) 정통 발라드 가수라면서 양파란 가수를 아느냐'는 질문을 받았거든요. 그때부터 양파 선배님을 공부하면서 노래 전곡을 다 들었는데 하나도 놓칠게 없었어요. 열심히 덕질을 했죠.(웃음)"
흰은 데뷔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부모님이 자신의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때를 떠올렸다. "부모님이 제 콘서트를 보고 많이 우셨대요. 부모님이 눈물 흘리는 거에 뿌듯한 이상한 모순이 있지만, 가족을 울렸다는 게 노래를 부른 가수 입장에선 큰 축복이고 큰 피드백이었어요. 부모님을 속 시원히 눈물 흘릴 수 있도록 효도를 한 것 같기도 하고요. 성공했다는 마음이 들어서 저도 행복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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