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냉정한 평가 "내 나이에, 보상선수 주고 데려갈 팀 있나"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내 나이에, 보상선수까지 주면서 데려갈 팀이 있을까요."

키움 포수 이지영은 이번 오프시즌 FA 1호 계약자였다. 지난해 11월13일 키움과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 옵션 최대 6억원)에 계약했다. 당시만 해도 이지영이 서둘러 도장을 찍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FA 시장은 상당히 얼어붙었다. 선수가 시간을 끌거나 버티면 구단의 잣대는 더욱 냉정해졌다. 외부 FA에 대해 오버페이는 당연히 하지 않고, 타 구단 이적 가능성이 거의 없는 베테랑들에게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때문에 오히려 빨리 계약을 마무리한 뒤 새 시즌 준비에 전념하는 이지영이 현명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지영은 30일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계약을 일찍 마쳐서 알찬 비 시즌을 보냈다. 여유 있게, 즐겁게 준비했다. 일찍 계약을 하니 마음이 편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구체적으로 "내 나이(만 34세)에 보상선수까지 주면서 데려갈 팀이 있을까. 이미 7~8팀이 메인 포수가 있다. 그렇다면 타 구단으로 가도 백업인데, 백업으로 데려가는 포수에게 돈을 많이 줄까 싶었다. 내 나이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현명한 판단을 내렸고,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주변 환경을 봐도 키움에 머무르는 게 나았다. 이지영은 "아내의 고향이 인천이다. 인천에 친구가 많이 산다. 서울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키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이지영은 "외부의 평가가 맞는 것 같다. 샌즈가 나갔지만, 기존 선수들이 건재하다. 새롭게 온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다. 행복한 시즌을 보냈고, 기대가 되는 시즌이다. 캠프에서 모든 투수를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키움에 와서 좋은 젊은 투수를 많이 봤고, 호흡도 맞춰봤다. 그러나 이지영은 "아직 내가 맞춰보지 못한 투수도 있다. 공격적인 투수리드를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공인구 영향으로 좀 더 과감하게 리드를 하기도 했다. 분명히 이 타구는 넘어갔다 싶은데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돌아봤다.

타격은 크게 달라지는 건 없다. 특유의 오픈스탠스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지영은 "그래도 작년보다 더 강한 타구를 날리기 위해 준비할 것이다. 테이블세터도, 중심타선에 들어가지도 않기 때문에 연결을 잘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지영. 사진 = 인천공항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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