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은 정규경기를 중단했다. WKBL은 신중한 분위기다. 중요한 건 중단 이후 정상적인 재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KBL은 2일 이사회를 통해 향후 대책을 수립한다. 지난달 29일 KCC의 전주 숙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뒤 급히 정규경기를 중단한 상황. 향후 리그 재개 혹은 완전 종료를 놓고 세부적인 사항을 점검하고 논의한다.
WKBL 역시 2일 사무국장 회의를 한다.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KBL이 리그를 중단한데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리스크가 있는 상황서 리그 강행은 명분이 없다. 다만, 수뇌부 직권으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분위기다. 무관중 경기 선언 당시에도 이병완 총재가 경기시작 1~2시간 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이 총재는 신중한 자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요한 건 KBL이나 WKBL이나 리그를 중단할 경우 정상적인 재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단 KBL의 경우 이미 세 명의 외국선수가 한국을 떠났다. 여기에 상위권 구단 두 명의 외국선수 모두 떠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추가로 떠날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WKBL도 리그를 중단할 경우 외국선수들이 떠날 가능성이 있다. KBL, WKBL 모두 외국선수들이 떠난다면 구단들이 막을 명분이 없다. KBL, WKBL 국내선수들도 코로나19 사태에 불안함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외국선수가 상당수 떠날 경우, 리그를 재개한다고 해도 어수선할 수밖에 없다. 언제 재개할지 모르는 상황서 새 외국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힘들다. 확진자가 하루에 수백 명씩 느는 상황서 외국선수들이 한국에 온다고 할지 미지수다.
또 하나. 코로나19의 확실한 종식시점을 누구도 알 수 없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코로나19는 3월 말에 절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식시점은 별개의 얘기다. 확산세가 주춤하더라도 종식되지 않은 채 리그를 재개하면 현장 구성원들이 리스크에 노출되는 건 지금과 똑같다. 실제 확진자가 나올 경우 파행은 불가피하다.
체육관 대관도 문제다. 한 농구관계자는 "지금 대다수 지자체가 체육관의 새로운 대관을 꺼리는 분위기다.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면 대관 여부에 따라 잔여일정을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 상당히 골치 아픈 부분이다"라고 했다. 잔여 일정을 다시 완전히 새롭게 짜야 한다. 쉽지 않다.
이 모든 리스크를 극복한다고 치자. 3월 중 혹은 4월 이후 재개해서 현장구성원 중 확진자 발생 없이 정상적으로 잔여 정규경기,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 일정까지 소화하면, KBL의 경우 6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럴 경우 2020-2021시즌 준비기간이 그만큼 짧아진다. 새 시즌 외국선수 리스트를 작성하고 영입작업을 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더구나 남자농구는 6월 도쿄올림픽 최종예선, 여자농구는 7월 도쿄올림픽 본선을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이 다음시즌을 앞두고 제대로 준비하고, 휴식할 시간도 줄어든다.
또 다른 농구관계자는 "그래서 KBL, WKBL 모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면 기간을 단축해서 치를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이 역시 현 시점에선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현실적으로 이 모든 리스크를 극복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KBL, WKBL 모두 특정 시점에서 리그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단 KBL은 2일 이사회에서 정규경기 2~3주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을 벌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삼성생명 김보미는 "리그를 완전히 끝내는 게 아니라면, 잠깐의 스톱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잠깐 멈췄다가 코로나19가 잠잠해져서 리그를 재개하는 것보다 일정을 당겨서 빨리 끝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WKBL 결정에 따라야 한다. 그래도 중단하면 연기가 아닌 완전히 끝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누구도 간과할 수 없는, 코로나19 사태에 농구를 하는 선수들의 솔직한 마음이다.
[KBL 현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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