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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책임감을 갖고 던지게 된다."
키움 좌완 김재웅은 21일 SK와의 연습경기에 2-6으로 뒤진 7회말에 구원 등판했다. 2017년 데뷔 후 1군 등판기록은 제로.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투수에겐 충분히 떨릴 수 있는 타 구단과의 뒤늦은 첫 교류전이었다.
손혁 감독이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있었다. 선두타자 정현에게 3B1S로 몰리자 포수 박동원으로부터 패스트볼 사인을 받았다. 그러나 김재웅은 고개를 저었다. 스스로 슬라이더 사인을 낸 뒤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결국 풀카운트서 패스트볼을 던져 3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김재웅 정도의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투수가 긴장감 있는 무대에서 경험 많은 포수의 사인을 외면하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김재웅은 당당했다. "패스트볼이 볼이 되길래 내가 고개를 젓고 슬라이더를 던졌다. 박동원 선배가 편하게 하라고 했다. 평소 2군에서도 많이 그렇게 했다. 내가 직접 사인을 내면 더욱 책임감을 갖고 던지게 된다"라고 했다.
결국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면서 투구밸런스를 잡았다. 결과는 1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손 감독은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스트라이크와 볼로 던질 줄 아는 투수다. 수직무브먼트는 기록상 톱5에 든다"라고 했다.
김재웅이 자신의 공에 확신과 자신감을 갖게 된 건 트랙맨 덕분이다. "2군에선 나에 대한 데이터를 자세히 알지 못했다. 1군에 와서 트랙맨을 봤고, 패스트볼의 수직무브먼트와 슬라이더의 움직임이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했다.
자신의 경쟁력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구위도 좋아지고 제구력도 잡혔다. 그동안 제구력이 오락가락해 애를 많이 먹었다. 김재웅은 "1군 합류 후에도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쉐도우피칭을 매일 10~20개씩 하면서 느꼈다. 그동안 제구가 되지 않은 건 세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 몸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패스트볼에 힘이 생기면서 자신감이 더욱 생겼다"라고 했다.
신장은 173cm. 작은 편이다. 김재웅은 "프로에서 2~3cm 컸고, 체중은 줄였다"라고 했다. 신체를 탄탄하게 하면서, 자신만의 최적의 밸런스를 익혔다. 남은 건 1군에서의 증명이다. 손 감독은 불펜 뉴 페이스 발굴에 집중한다. 왼손투수를 선호한다. 김재웅은 최적의 후보다.
김재웅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팀이 지지 않게 해야 한다. 팀이 지지 않아야 우승할 수 있다. 리드 상황에 올라가도 점수를 쉽게 주지 않겠다. 1군에는 좌완 선배가 많은데, 멘탈 등 배워야 할 점이 많다"라고 했다.
신장은 작지만, 심장은 강하다. 강인한 멘탈로 단박에 손혁 감독에게 인정 받았다. 이제 가장 중요한 과제는 1군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는 것이다. 손 감독은 "키는 작지만, 자신감과 배짱이 있다"라고 했다.
[김재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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