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큰 손은 어느 팀일까.
KBL FA 시장이 1일 개장했다. 51명이 출발선에 섰다. 이번 FA 시장부터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이 폐지됐다. FA들은 15일까지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한다. 15일까지 계약하지 못한 선수는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팀들에 한해 계약할 팀을 선택할 수 있다.
이번 FA 시장의 빅2는 이대성과 장재석이다. 관심이 뜨거운 준척급 FA로는 유병훈, 김현호, 장민국 등이 있다. 일단 이대성과 장재석은 15일까지 계약을 완료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에게 관심을 보일 팀들이 자연스럽게 큰 손으로 시장흐름을 주도한다.
코로나19로 구단들이 위축된 건 맞다. 샐러리캡 25억원을 굳이 꽉 채우지 않는 팀들이 분명히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선수구성상 25억원 근처까지 사용해야 하는 팀도 있고, 전력을 보강해 25억원까지 맞추는 팀도 나올 수 있다.
KBL FA 시장에서 전통의 큰손은 KCC였다.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하면 합리적인 선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왔다. LG, SK도 지갑을 열 때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2~3년은 흐름이 미묘하게 달랐다. 2017년에는 KCC가 보수총액 9억2000만원으로 최대어 이정현을 잡았다.
당시 KCC와 함께 영입의향서를 냈던 DB의 제시금액 차이가 거의 없었다.(몇 백만원 차이였다. DB는 3년 전 이상범 감독을 영입, KGC 사령탑 시절 함께한 이정현을 반드시 영입해 리빌딩 중심축으로 삼으려고 했다) 삼성도 김동욱에게 6억3000만원을 안기며 KT와의 경합서 이겼다.
2018년에는 오리온이 최진수에게 보수총액 6억5000만원을 제시, 잔류시켰다. 그리고 2019년에 DB가 김종규에게 12억7900만원을 안기며 역대 최고 보수총액 기록을 세웠다. 전통의 큰 손들이 아닌, 깜짝 큰손들이 시장을 지배했다.
구단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구단들은 선수들과 정말 깔끔한 거래를 한다. (물론 진실은 그들만 안다) 어차피 샐러리캡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선 어느 팀이든 전략적으로 큰 손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오버페이 없이 합리적인 거래를 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DB는 나래, TG 시절부터 초대형 투자를 하는 이미지는 아니었다. 그러나 주어진 제도 속에서 합리적으로 크게 투자해야 할 때를 판단, 과감하게 움직였다. (DB는 프런트와 현장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부드러운 팀이다) 삼성은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뒤 스포츠단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김동욱에게 큰 돈을 썼고, 지난 시즌 외국선수 최고몸값(46만달러) 닉 미네라스를 보유했다. 국내선수든 외국선수든 합리적인 선에서 과감하게 투자했다는 뜻이다.
KCC가 큰 손이라고 하지만, 작년에 김종규 영입을 잠시 검토했다가 발을 뺐다. 무턱대고 대어를 싹쓸이 하지 않는다. LG나 SK는 최근 FA 시장만 보면 큰 손이 아니었다. 오히려 최상위 클래스 외국선수 영입에 더욱 집중했다. 한 관계자는 "LG, SK는 외국선수들에게 좀 더 확실하게 투자해왔다. FA 시장 큰 손은 KCC"라고 했다. 특히 LG의 경우, 조성원 신임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서 외부 FA 영입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큰 손을 따지는 시대가 지났다. 샐러리캡을 지키는 선에서 누구든 투자할 수 있다. 여전히 투자에 소극적인 몇몇 구단이 있지만,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이번에는 어느 팀이 큰 손으로 나올지 누가 알겠나"라고 했다.
실제 이대성의 경우, 그동안 FA 최대어 투자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던 지방의 한 구단이 영입준비를 마쳤다는 말이 나온다. 관심만 갖다 발을 뺄 수도 있지만, 그동안 큰 돈을 투자하지 않았던 팀이 이대성을 영입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물론 무성한 뒷말과 실체는 180도 다른 경우도 있다. 갑자기 전통의 큰 손이 FA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 제도의 세부내용이 바뀐 FA 시장에서 어느 팀이 큰 손이 될까. 흥미진진하다.
[이대성(위), 장재석(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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