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희 "'n번방 사건'에 깜짝…오지수 캐릭터에 빠지지 않으려 했다"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김동희(22)가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을 연기한 것과 관련해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김동희는 7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감독 김진민 각본 진한새) 공개와 관련해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부터 배우 인생 등 각종 대화를 나눴다.

지난달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 '인간수업'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 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로 공개와 동시에 문제작 겸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김동희가 연기한 지수 캐릭터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반으로 갈렸다. 지수는 성매매 브로커 애플리케이션을 운영 중인, 일명 '성매매 포주'이지만 부모의 가출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던 청소년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지수를 향한 연민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 캐릭터를 직접 연기해야 했던 김동희는 "지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너무 깊게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수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벽에 부딪친 적도 많았다. 지수에게 이입이 될 때도 있고, 벗어날 때도 있다. 하지만 저는 지수에게 완전히 이입해서 보면 찝찝하다는 감정을 여러 번 느꼈다. 그게 잘 전달 된 것 같다"며 "사실 저도 고민이 많았다. 지수를 연기할 때만큼은 굉장히 이기적인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내 목표만 바라보고, 단순히 내 꿈을 보고 달려가는 불쌍한 친구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관찰 시점으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어떤 선택을 할지, 나중엔 어떻게 되는지 등의 시점으로 쭉 가다 보면 결말이다. 지수를 용서하면 안 되지만 어느 순간 이입을 하면 안타깝거나, 안 잡히면 좋겠거나, 불쌍해보이는 순간들이 있다. 그럼 찝찝해진다. 여러 반응들이 있다. 제가 처음 대본을 보고 느꼈던 건 관찰자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볼 때는 매번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성 착취에 가담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n번방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는 평도 많다. 김동희는 "작년 8월에 촬영을 마쳤는데 있어서는 안 될 사건이 터진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더 좋은 계기로 삼아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범죄자들은 엄중하고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하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더 관심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소하지만 현실일 수도 있다. 무관심 속에서 이런 나쁜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저도 성인이 된지 얼마 안 됐다. 저의 청소년 때를 생각해보면 이미 제가 어른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녔다. 지수를 연기할 때도 그걸 생각했다. 판단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쉽게 범죄가 더 일어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른들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작품을 시작할 때, 이걸 보고 어른들이 많은 생각을 하실 것 같았다. 있어서는 안 될 범죄에 관심을 가져서 없어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1순위로 들었다. 최근에 그런 사건이 터지면서 그런 마음에 확신이 들었다. 관심이 필요하고,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본다"며 "범죄 전문가 분들과도 대화하며 더 많이 느꼈다. 지수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범죄에 관심을 갖고, 행동으로도 영향력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외 드라마를 연상하게 하는 독특한 연출과 참신한 화법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간수업'은 10대 청소년들의 성매매 문제를 직설적으로 다루고 우리 사회의 불편한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내며 공개 일주일 만에 넷플릭스 '오늘의 한국 톱10 콘텐츠'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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