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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MBC 표준FM '싱글벙글쇼' 새 DJ로 발탁된 방송인 정영진이 첫 방송을 하기도 전에 프로그램에서 물러났다. 과거 여러 예능 프로그램, 팟캐스트 등에서 '여성 혐오 발언'을 일삼았던 그에 대한 자질 논란이 불거진 것.
MBC 라디오는 지난 6일 "무려 36년 동안 '싱글벙글쇼'를 이끌어온 전설의 DJ 강석, 김혜영 커플이 마이크를 내려놓고 정영진과 가수 배기성이 의기투합해 라디오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간다"고 밝혔다. 정영진은 가수 배기성과 함께 오는 11일부터 '싱글벙글쇼'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영진의 과거 발언이 다시 도마에 오르며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지난 2017년부터 이듬해 2월까지 EBS 1TV 젠더 토크쇼 '까칠남녀' 진행을 맡은 정영진은 당시 숱한 여성 혐오 표현으로 논란을 빚었다.
"우리가 현실에서 만나는 상당수의 여성은 남성이 데이트 코스를 정해오길 바라며 데이트 비용도 남성이 내길 바란다. 넓은 의미로 보면 매춘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라며 여성 출연자를 향한 원색적 비난을 퍼붓는가 하면, "결혼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여성 때문"이라며 "남성은 어디서 결혼해도 상관없다. 여성이 결혼할 때 호텔, 드레스 등 다양한 요구를 한다. 이런 것들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팟캐스트 '청정구역'에서는 "'까칠남녀' PD, 작가 등 제작진이 모두 여자라서 문제"라는 등의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정영진은 이같은 여성 혐오성 멘트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의견제시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대다수 네티즌은 "'여혐'도 불쾌한데 이 사람이 사연에 대한 공감 능력이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하며 자질 논란으로 번졌고, '싱글벙글쇼' 홈페이지에는 정영진의 하차를 요구하는 게시물이 쏟아졌다.
결국 정영진은 '싱글벙글쇼' 첫 방송을 3일 앞두고 진행자에서 제외됐다. MBC 라디오본부는 8일 "'싱글벙글쇼' 진행자로 내정한 정영진을 둘러싼 최근 여러 논란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영진을 진행자에서 제외하기로 이날 오전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어 정영진 대신 허일후 아나운서와 기존 후임자였던 배기성이 임시로 '싱글벙글쇼'를 이끈다고 전했다.
앞서 정영진 역시 이날 생방송된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서 하차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이목을 끌었다. "다음주 시간을 바꾸려고 했는데 원래대로 오후 2시에 만나뵙도록 하겠다"라고 넌지시 알린 것. 이는 '싱글벙글쇼' 진행을 위해 팟캐스트 방송 시간을 변경할 예정이었으나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으로, 해당 프로그램에서 끝내 하차하게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충남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정영진은 졸업 후 미국 토마스엠쿨리 법과대학원을 중퇴했다. '까칠남녀', '청정구역' 외에도 MBC '아주 특별한 아침', KBS 2TV '1대 100' 등에 출연했다.
[사진 = EBS 1TV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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