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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비록 관중들의 환호는 없었지만, 매우 의미 깊은 시구였다. 두산이 홈 개막전에서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힘썼던 김혜주 대위를 시구자로 초청,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두산 베어스는 8일 서울잠실구장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 개막전을 가졌다.
두산은 홈 개막전을 맞아 김혜주 대위를 시구자로 초청했다. 김혜주 대위는 국군춘천병원에 근무 중인 간호장교다. 2~3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된 대구·경북 지원근무를 자원, 최전선 격리병동에 투입돼 환자를 관리하고 회복을 위해 헌신하며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혜주 대위는 “의료진을 대표해 마운드에 서게 돼 굉장히 영광스러웠다. 사실 충남 출신이어서 어릴 땐 한화 이글스 경기를 봤다(웃음). 지난 시즌 우승팀 두산의 시구를 맞게 돼 걱정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웠다”라고 전했다.
김혜주 대위는 오랫동안 마스크를 쓰고 일했던 탓에 콧등에 상처가 났고, 콧등에 밴드를 붙이고 일하는 모습이 국방부 공식 SNS를 통해 공개돼 더욱 큰 감동을 안겼다. “사진이 공개된 후 알아보는 분들이 계셨고, 응원 편지와 선물도 받았다. 상처는 이제 다 나았다(웃음).” 김혜주 대위의 말이다.
총 28일간 파견됐던 김혜주 대위는 의미를 담아 등 번호 2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마운드에서 약 2m 앞으로 향해 시구에 임했고, 김혜주 대위의 손을 떠난 공은 원바운드된 후 포수 박세혁에게 전달됐다.
김혜주 대위는 “남편과 시구 연습을 몇 번 해봤는데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두산 팬이라고 소개한 김혜주 대위는 “정수빈 선수를 좋아한다. 이제부터 좋아하게 됐다”라며 웃었다.
8일 오후 기준, 대구·경북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6,859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확진자 가운데 63% 이상이 대구·경북지역에서 발생한 것. 하지만 한때 심각한 수준까지 몰렸던 대구·경북지역은 의료진의 헌신으로 인해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환자가 많이 몰린 지역이어서 초창기에는 물자, 인력이 부족했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잡는 것도 어려웠다”라고 운을 뗀 김혜주 대위는 “의료진이 얼마나 고생하고, 노력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이제 의료진만 봐도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벅차 오른다”라고 덧붙였다.
김혜주 대위는 이어 “의료진 덕분에 코로나19 종식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야구를 직관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믿는다. 최근 들어 이목에서 멀어졌지만, 여전히 뒤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다. 의료진이 끝까지 힘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가운데 인구가 밀집한 클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혜주 대위는 “3월에 파견을 마치고 보니 벚꽃이 만개해있더라. 의료진은 봄이 오는 줄도 모르고 노력했다. 여러분도 조금만 더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김혜주 대위.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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