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KT 위즈의 시즌 첫 승을 이끈 투수는 외국인투수들도, 지난해 성장세를 그리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 이들도 아니었다. ‘수퍼루키’로 기대를 모았던 소형준이 그 주인공이었다.
소형준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KT는 소형준이 무난한 데뷔전을 치른 가운데 타선이 폭발, 12-3으로 이기며 개막 3연패 사슬을 끊었다. 소형준은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KT는 최악의 상황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올 시즌 역시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산을 만났다. 두산이 최근 2연승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반면, KT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3연전에서 모두 패했던 것. 내용도 매우 심각했다. 이날 전까지 KT의 타율(.204)은 전체 9위에 불과했고, 불펜이 무너져 평균 자책점(7.33)은 최하위였다.
소형준은 중압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서 데뷔전을 맞았다. 이강철 감독은 “1회만 잘 넘긴다면 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내다봤지만, 기대와 달리 소형준의 초반 구위는 썩 좋지 않았다. 1회말 1실점하며 경기를 시작했고, 동점 상황서 맞이한 2회말에도 정수빈에게 1타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소형준은 흔들렸을 뿐 무너지진 않았다. 3~4회말을 거치며 구위를 끌어올렸고, 타선도 5회초 6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어 소형준에게 힘을 실어줬다. 부담을 덜게 된 소형준은 5회말 2사 2루서 오재일의 후속타를 저지, 임무를 완수했다. 소형준은 투구수가 많았던 탓에 더 이상 투구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불펜진이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줘 데뷔전을 승으로 장식했다.
KT는 소형준이 승리투수가 돼 KBO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신인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것은 KBO리그 역대 29번째 사례며, 이 가운데 고졸 출신은 소형준 포함 단 8명이었다. KT는 소형준에 앞서 유신고 2년 선배 김민도 2018년 데뷔전서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KBO리그 역사상 한 팀이 고졸 데뷔전 선발승을 2차례 배출한 것은 KT가 최초의 사례다.
▲ KBO리그 역대 고졸 데뷔전 선발승 * 괄호 안은 당시 소속팀
1호 : 1991년 김태형(롯데)
2호 : 2002년 김진우(KIA)
3호 : 2006년 류현진(한화)
4호 : 2014년 임지섭(LG)
5호 : 2014년 하영민(넥센)
6호 : 2018년 양창섭(삼성)
7호 : 2018년 김민(KT)
8호 : 2020년 소형준(KT)
[소형준.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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