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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외식사업대표 백종원이 과거 자신의 가게가 망했던 일을 털어놨다.
13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선 23번째 골목 '수원 정자동 골목' 두 번째 편이 공개됐다.
이날 백종원은 쫄라김집을 방문해 사장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 "장사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백종원의 말에 사장님은 "장사가 잘 되면 좋겠지만, 남편하고 나하고 둘이 벌어서 아이들한테 짐이 안 되려고 그런다"고 다소 의욕없는 답을 내놓았다.
이에 백종원은 "여기 6개월 장사하셨는데 만족하시냐"고 재차 물었고, 사장님은 "만족 못 한다. 조금 더 잘됐으면 한다. 지금 겨우 해봐야 하루에 15만 원이다. 20만 원은 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과거 쭈꾸미 집을 운영했다고 밝힌 사장님에게 백종원은 "쭈꾸미 집 하면서 빚지셨냐"고 하자 사장님은 눈물을 흘리며 "맨바닥에 4천을 투자했는데 아무것도 없이 하니까 빚이 1억이 넘어갔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를 들은 백종원은 조심스럽게 "그러면 두 분 용돈 벌이 하는 게 아니라 빚을 갚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고, 사장님은 "맞다. 그런데 이제 나이도 많고 몸도 아프고 하니까 욕심이 없다. 중간이다. 빚은 남의 돈이니까 갚아야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사장님의 말에 백종원은 과거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도 망해보고 빚을 갚아봐서 아는 거다. 빚을 안 갚을거면 '나 몰라 배째' 이러는거고, 어떻게든 빚을 갚으려면 몸이 아파도 아등바등 악착같이 돈을 버는 것"이라며 "의욕이 있어야 뭘 도와드리는 거다. 목이 메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고 어떻게든 살아보겠다는 사람들도 많은데, 먼 산 쳐다보면서 인생 다 산 것처럼 얘기해버리면 어쩌냐"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가게는 손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곳이다. 본인이 못 느끼지만 사장님이 지금 굉장히 우울하게 계신다"고 지적했다. 사장님이 "자꾸 머릿속에 옛날 생각이 들어서"라고 말하자 백종원은 "지금은 옛날 생각이 큰 거지만 이걸 밀어낼 생각을 해야하지 않겠냐. 과거에 집착해서 뭘 하겠냐. 이걸 버려야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동시에 백종원은 과거에 망했었던 당시를 회상하며 "난 사장님보다 더 크게 망했었다. 빚만 17억이 있었다. 욕심 부리다 망했다. 주제도 모르고 사업을 하다가 쫄딱 망했다"며 "난 잠이 왔겠냐. 부모님이 음식 장사 하지 말라고 했는데 망해서 손도 못 벌리고. 난 자존심이 무척 쎈 사람이다. 나도 죽으려 했다. 그런데 다시 일어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빚을 갚는 게 중요하지 않냐. 빚진 우리는 그들에게 죄인인 거다"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백종원은 "이거로 일어나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희망도 있고. 사장님은 100만 명 중에 한 명 잡을까 말까한 기회를 잡았다. 지금이라도 옛날 생각을 밀어내라. 이걸 내보내고 받아들여야 손님을 잡을 수 있는거지, 이게 차 있는 상태에서 손님들이 나가버리면 다시 허탈한 거다"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또 "지금 머릿속을 비워놓고 가르켜주는걸 잘 잡고 다 찾아내도 될까말까한 게 장사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뭘 줄 거 아니냐"라며 "어줍잖은 옛날 기억을 갖고 있으니까 그런거다. 지나고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사장님이 계속 갖고 있는거다. 바뀌어야 한다. 본인이 안 바뀌면 아무것도 못 한다"고 직언했다.
사장님이 계속 눈물을 흘리자 백종원은 "그만 울어라. 눈물 흘리려면 빚 다 갚고 장사 잘될 때 집가서 펑펑 울어라. 이 가게가 돌아가기 시작하고 단골 손님들 생길 때 울어라. 지금은 우는 것도 사치"라며 "세상에 안 망해 본 사람이 있겠냐. 강도가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를 뿐이지. 많이 망해도 일어나는 사람이 있고 조금 망해도 평생의 한을 지고 사는 사람이 있다. 희망을 보고 살아야한다"고 격려했다.
사장님도 백종원의 말에 공감하자 "바뀌어야 한다. 사장님이 활기찬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힘들어도 손님한테 그런 모습 보여주면 안된다. 항상 신나고 재밌고 텐션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가게들이 잘 된다"며 "그것도 장사하는 메뉴 중 하나다. 모든 가게의 기본 메뉴는 내 속마음을 숨기고 손님들한테 즐거운 표정을 짓는게 기본 메뉴고 상차림이다. 어쩔 수 없이 즐겁게 장사를 해야하는 게 장사다"라고 각오를 심었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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