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월트 해리스(13-8, 미국)는 경기가 종료된 후 케이지 한 구석에서 고개를 숙였다. 으레 볼 수 있는 패자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승리를 따낸 알리스타 오브레임(46-18, 네덜란드)도 해리스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UFC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 비스타 베테랑스 메모리얼 아레나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를 개최했다. 메인이벤트 헤비급 경기에서는 오브레임이 해리스에 2라운드 TKO 승을 거뒀다.
해리스는 1라운드에 기선을 제압했지만, 1라운드 막판 이후 체력 저하가 뚜렷한 모습이었다. 오브레임은 이 틈을 놓치지 않았고, 파운딩을 통해 TKO 승을 따냈다.
경기가 종료된 후, 해리스는 케이지 한 구석에서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오브레임은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어렵게 성사된 경기였고, 해리스가 그간 겪었던 마음고생이 얼마나 컸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브레임과 해리스는 지난해 12월 맞대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리스는 대회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 양녀가 실종됐고, 결국 숨진 것으로 밝혀져 경기를 포기했다. 이에 UFC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해리스를 위로했고, 향후 경기를 다시 편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5개월 만에 경기가 성사됐고, 해리스는 2라운드에 흐름을 넘겨줘 2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ESPN’은 18일 “해리스는 경기가 끝난 후 그간 신경 써준 UFC 측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또한 응원해준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비록 승자와 패자로 갈렸지만, 오브레임과 해리스는 경기 후 끌어안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또한 해리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알리스타,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다. 고맙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월트 해리스. 사진 = AFPBBNEWS]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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