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이무생 "김희애, 천사 같은 선배…박해준은 분위기 메이커"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이무생(40)이 '부부의 세계'를 통해 호흡을 맞춘 김희애와 박해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무생은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리얼하게 그려냈다. 이무생은 신경정신과 전문의 김윤기 역을 맡아 지선우(김희애)를 향한 애틋한 순애보를 그리며 여운을 남겼다.

이무생은 원작인 BBC '닥터 포스터'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인 김윤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사실 저는 원작을 보지 않았어요. 한국 드라마 속에 있는 오리지널 캐릭터이기 때문에 원작을 보면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대본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무생은 지선우 역의 김희애와 많은 장면을 함께 했다. 그는 "예전부터 김희애 선배님의 팬이었다. 이번 작품을 같이 하게 돼 영광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장에 가 시작하려고 하니 김희애 선배님은 이미 지선우가 되어 있더라. 제가 몰입을 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다. 역시 '이 작품 하기를 정말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천사셨다"라며 극찬했다.

이어 김희애가 어떤 조언을 해줬냐는 질문에 "선배님은 오히려 많은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셨다. 선배로서 후배에게 해주고픈 이야기가 얼마나 많겠나. 하지만 저를 온전한 김윤기로 바라봐 주셨다. 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고, 그 마음이 느껴져 더 감사했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이무생은 이태오 역의 박해준과 지선우를 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는 김윤기와 이태오에 대해 "흑백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혹은 파랑 아니면 빨강일 수도 있다. 흑백논리 속 흑과 백이 아니라 대척점에 있는 너무나 다른 색깔이라고 할 수 있다. 검은색이라도 밑에 색깔을 덧칠해놓은 거다. '부부의 세계'가 시작되면서 하나씩 새로운 그림을 그리고, 그 안의 그림이 나온다. 저 역시도 하얀색이지만 그전에 어떤 색깔들이 있었을 것이다. 하나의 색깔로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촬영장에서의 박해준은 어땠을까. 이무생은 박해준에 대해 "역할에 집중하고 끝나면 언제 그랫냐는듯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셨다. 너무 재밌고 즐거웠다. 대척점에 있는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상대 배우가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이무생은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1회에서 지선우가 이태오의 휴대전화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으로 인해 모든 게 시작돼 16회까지 끌어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연기한 장면 중에는 지선우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장면을 꼽았다. 그는 이 장면을 촬영하며 속으로 지선우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마음에 두고 있는 지선우가 이런 상황까지 와서 제가 구하게 됐어요. 마음껏 울라는 말을 해줬는데 그때 저도 가슴으로 울었어요. 촬영할 때 생각보다 위험하지는 않았어요. 안전요원이 다 계셨고 그분이 말씀해 주신 매뉴얼대로 따랐죠. 다리가 닿는 정도까지만 들어갔어요. 컷을 하고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마침 그때 안전요원이 와주셔서 위험해지기 전에 컷을 했죠. 큰 탈 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어요."

이무생은 지난해 케이블채널 tvN '왕이 된 남자', '60일, 지정생존자', '날 녹여주오', MBC '봄밤' 등에 출연했다. 올해는 '부부의 세계'에서 열연하며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배우는 선택 받아야 하는 직업이에요. 작년에 많은 부름을 받았고 그 경험으로 이 작품을 하게 됐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 싶어요. 그러다 보면 한순간에는 일이 없을 수도 있어요. 오히려 일이 없을 때 마음을 다잡는 게 노하우인 것 같아요. 제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생각해보게 돼요."

이무생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부부의 세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다. 어떤 작품이 될지 모르겠지만,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 뵙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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