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남연우 감독이 신작 '초미의 관심사'에 대해 말했다.
남연우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7일 영화 '초미의 관심사' 개봉을 앞두고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튄 막내 유리(최지수)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 엄마(조민수)와 순덕(치타)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오픈시네마 섹션에 초청되어 관객들의 호평을 얻은 바 있다.
배우로도 활약 중인 남연우가 '분장'(2017)에 이어 감독으로서 선보이는 두 번째 연출작이다. '분장'에서 주연으로도 직접 출연하며 배우 겸 감독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던 만큼 '초미의 관심사'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이 쏟아지고 있다.
오랜만에 연출자로 돌아온 남연우 감독은 "사실 연출할 생각이 없었다. 배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벌써 20년이 되었고 연출을 시작한 것도 제가 연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모녀를 통해 편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걸 듣고 흥미가 생겨 감독으로 합류하게 됐다. 편견을 앞에 내세워 다룬다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깨고 싶었다. 작가님과 함께 각색 작업을 하면서 이태원이라는 장소 설정도 제가 했다. 이태원에서 2년 넘게 살고 있는데, 이태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마치 간접적으로 여행을 온 듯한 위안을 얻는다. 또 이태원은 어떤 인물이 지나가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이태원 발 코로나19가 터진 상황. 이에 대해 남연우 감독 역시 "심란했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안전할 때 이태원의 모습을 우리 영화를 보고 대리 만족하셨으면 좋겠다. 이태원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든 건 운명이구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영화는 특히나 그렇지 않나. 갑자기 뭔가가 터질 수 있고, 단 한 부분 때문에 망할 수도 있고 흥행할 수도 있고. 그런 마음으로도 받아들이기로 했다"라고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남성 감독으로서 모녀 케미를 그리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남연우 감독은 "모녀 관계는 그저 사회적 학습으로만 알고 있었다. 저는 남성이니까 여성의 입장을 잘 이해하지도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한 지인이 그러더라. 그냥 쓰라고. 그걸 여배우가 연기하면 모녀 이야기이고, 남배우가 연기하면 부자 이야기라고. 여성은 이래야 한다, 남성은 이래야 한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배우가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란 걸 그때 깨달았다"라고 '초미의 관심사' 속 모녀처럼 편견 없는 시선을 전달했다.
그런 그에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초미의 관심사'를 계기로 '버디무비'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 것이었다. '버디무비'란 '두 명의 남자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남자 배우 두 사람이 콤비로 출연하는 영화'를 뜻한다.
이에 남연우 감독은 "'초미의 관심사'가 '버디영화' 같다는 평을 들어서 한 번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그 뜻을 검색해봤다. 그런데 그 의미가 '남자 배우'로 한정되어 있더라. 그래서 여성이 주인공인 버디무비가 많이 나와 저 뜻을 바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연우 감독은 "솔직히 현재는 흥행에 대한 기대보다는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초미의 관심사'가 발판이 되어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줬으면 싶다는 그런 생각이 크다. 가벼운 마음으로, 깃털 같은 마음으로 가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편견을 깨 달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물 모두가 우리와 함께 흘러가는 것이란 걸 '초미의 관심사'를 통해 느껴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사진 = ㈜트리플픽쳐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