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올해도 키움은 야수 플랜B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았던 작년처럼, 올 시즌에도 동요는 없다.
어느 팀이든 주축선수들의 부상은 있다. 키움도 2018~2019년에 그랬다. 그러나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김혜성, 김규민, 송성문 등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들은 우연히 튀어나온 선수들이 아니다. 키움의 자체 팜 시스템을 통해 발굴됐고, 1군에 올라갈 때를 대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사령탑만 손혁 감독으로 바뀌었을 뿐, 키움 특유의 발굴 및 육성 시스템은 견고하다. 손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내, 외야, 불펜 백업 자원들을 꾸준히 체크했다. 내야수 김주형, 신인 외야수 박주홍 등이 대표적이다.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3루수와 중견수에 구멍이 생겼다. 테일러 모터는 부진, 임병욱은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플랜B가 안정적으로 가동된다. 1군에 올라온 외야수 변상권은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날리며 강렬한 신고식을 했다.
결정적으로 특유의 멀티포지션 시스템 정착이 효과를 본다. 중견수의 경우, 이정후가 19일 고척 SK전서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줬다. 17일 잠실 LG전서는 박준태가 중견수를 맡았다. 손 감독은 "전날 더블헤더를 하면서 정후의 체력을 감안했다"라고 했다.
즉, 중견수 이정후-우익수 박준태를 축으로 이택근과 김규민이 번갈아 좌익수를 맡는다. 손 감독은 이정후의 넓은 커버 범위, 박준태의 안정적인 기본기와 타구대처능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여기에 박정음과 변상권이 백업으로 대기한다. 임병욱의 공백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임병욱이 있을 때 김규민이 어쩔 수 없이 백업으로 뛰었을 뿐이다.
내야도 모터가 빠진 이후 다양한 조합이 나온다. 올 시즌 발굴한 김주형이 주전으로 나오기도 했고, 김하성과 김혜성이 3루로 이동하기도 했다. 김하성은 3루와 유격수, 김혜성은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공격력을 감안할 때 김하성이나 김혜성이 3루로 기용되는 게 이상적이다. 김주형과 전병우도 대기한다. 전병우는 대타 요원으로도 경쟁력이 있다. 단, 수비만 볼 때 3루 최적임자는 모터라는 게 손 감독 설명이다.
체력안배까지 가능하다. 손 감독은 "하성이가 (유격수)힘들면 3루수로 뛰면서 조금 쉬고, 혜성이가 유격수를 보면 된다. 하성이가 유격수를 많이 보니 혜성이가 3루를 봐도 된다. 수비코치와 얘기해보니 이렇게 해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했다.
임병욱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6~8주 가량 쉬어야 한다. 그러나 모터의 경우 1군 복귀에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손 감독은 "2군에서의 경기내용을 보면서 결정하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플랜B는 분명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러나 플랜B 가동으로 자연스럽게 다른 선수들이 건전한 긴장감을 갖는 효과가 있다. 임병욱과 모터 역시 마찬가지다. 키움은 작년에도 플랜B를 가동하면서 오히려 좋은 흐름을 탔다. 이번에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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