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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손에 꼽을 수 있는 최고의 경기였다. 이제 여한이 없다.” 삼성 라이온즈 우규민에겐 남다른 세이브였다. 오승환이 마무리투수로서 지닌 상징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경기였다.
우규민은 지난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마무리투수로 등판,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삼성의 4-1 승리에 기여했다.
우규민은 올 시즌 10경기에 등판, 1승 5세이브(공동 4위) 평균 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고, 이 기간에 1승 4세이브를 수확했다.
우규민은 “훈련패턴을 크게 바꾼 것은 없지만, 마음가짐은 바뀌었다. 조금 더 진지하게 야구를 대하고 있다. 예전에는 멋모르고 야구를 했다면, 이제는 보다 진정성을 갖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제 우규민이 임시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는 기간은 만료를 앞두고 있다. 마침내 ‘끝판왕’ 오승환이 복귀, 마무리투수를 맡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언론은 이와 같은 상황을 ‘시한부 마무리투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우규민은 “‘내가 (시한부)선고를 받았구나’ 싶더라. 아마 오늘이 마지막 아닐까 싶다”라며 웃었다.
우규민에게 지난 10일 키움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 세이브였다. 8회초 오승환이 1이닝을 소화, 홀드를 챙긴 후 마운드를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우규민은 “감격스러웠다. 손에 꼽을 수 있는 최고의 경기였다. 누가 오승환 뒤에서 세이브를 하겠나. 기록지에 있는 ‘오승환 홀드-우규민 세이브’를 캡처까지 했다. 언제 또 나올까 싶어서…. 어제는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진짜 잘 던져서 세이브를 하고 싶었다. 이제 여한이 없다”라고 말했다.
LG 트윈스 시절에도 선발, 마무리를 오가며 뛰었던 우규민은 통산 85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100세이브는 채우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을까.
우규민은 이에 대해 전하자 “남은 15세이브를 채우고 싶긴 하다. 크게 이기고 있으면 7회부터 나갈 생각이다. 하지만 ‘끝판왕’이 있어서 그건 힘들 것 같다. 승환이 형 쉴 때 하나씩 하다 보면 (100세이브가)가능할 것 같기도 하지만,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 아닌가. (한미일 통산)400세이브 앞두고 있는 선수도 있는데…”라며 웃었다.
오승환은 두말할 나위 없는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또한 일본, 메이저리그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까지 쌓았다. 젊은 투수들로 마운드를 재정비한 삼성으로선 경기 외적으로도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베테랑이라는 의미다.
우규민은 “캠프 때부터 큰 도움이 됐다. 캐치볼부터 운동 방법까지 젊은 선수들은 승환이 형을 눈으로 보는 것 만 해도 향상이 된다. 실제 구속이 늘어난 젊은 투수들도 있다. 그래서 투수 전력이 더 탄탄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규민은 이어 선발 욕심에 대해 묻자 “이제 욕심낼 나이는 아닌 것 같다. 만약에 정말 선발이 필요해서 내가 (선발로)나서야 한다면 당연히 나설 것이다. 중간이 필요하다면 중간에서 나가고…. 그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인 것 같다. 별다른 욕심은 없다”라고 전했다.
[우규민. 사진 = 대구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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