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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반도' 배우들이 저마다의 얼굴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반도'는 좀비가 창궐했던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부산행'이 한국 상업 영화 최초로 좀비를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가져오며 장르의 저변을 확장했다면, '반도'는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최초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으로 관객들에게 무궁무진한 재미를 안긴다.
더 빠르고 강력해진 좀비 집단,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는 세트, 장관의 연속인 액션씬들이 단번에 눈을 사로잡지만 '부산행' 때보다 더 다양해진 캐릭터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주인공으로 나선 강동원은 전직 군인이자 다시 반도로 돌아온 처절한 생존자 정석으로 분해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간다. 장기인 액션 소화도 탁월하며 관객이 정석의 시점으로 재난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후반부터는 반도에 남아 들개 생활을 이어온 민정(이정현)의 가족의 활약이 압도적이다. 이정현은 민정으로 변신해 극중 '여전사'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단단한 액션부터 넘치는 카리스마로 강렬한 인상을 안기고 이레는 영화의 백미인 카체이싱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책임진다. 준이를 연기한 이레는 시니컬하지만 희망을 품고 있는, 순수한 아이. 하지만 자생력만큼은 성인도 뛰어넘을 정도로 굳건해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탄생을 알린다.
이예원이 연기한 유진 캐릭터도 비슷한 맥락이다. 적재적소에 RC카를 활용한 액션씬을 선보이며 좀비들을 무너뜨리고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보통 어른이 아이를 구해주는 재난 영화 장르의 전형에서 완벽히 벗어난 모습이다. '부산행'에서 공유와 마동석이 담당했던 구원자 역할이 이정현과 이레에게 넘어가 전복의 쾌감을 선사한다.
야만의 끝판왕인 631부대의 인물들도 설정부터 비주얼까지, 모든 게 파격이다. 부대의 소대장 황 중사로 분한 김민재는 소름 끼치는 악인을 훌륭히 소화해 시선을 모은다. 국가기능을 상실한 반도에서 야만성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좀비보다 더 위험한 존재라는 설정에 알맞게 분장에도 힘을 줘 공포를 더했다.
631부대의 지휘관, 서 대위는 구교환을 만나 오묘한 매력을 뽐낸다. 독립영화계에서 연출과 연기를 오가며 다재다능함을 자랑했던 그는 '반도'의 진정한 신스틸러로 거듭났다. 구교환 특유의 연기 색깔과 개성 넘치는 음색은 서 대위가 지닌 미스터리함을 배가시켰다. 반도를 탈출하고자 하는 욕망, 아슬아슬한 연약함, 천진함 등 입체적인 성격을 띤 서 대위 캐릭터는 구교환이 아니면 상상이 안 될 정도다. 독립영화계에선 내로라했던 스타이나 대중에겐 생경했을 구교환, '반도'가 발견한 최고의 블루칩이다.
이밖에도 정석(강동원)의 매형 철민 역의 김도윤,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김 노인 역의 권해효 등이 가세해 극의 풍성함을 더한다.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반도'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 NEW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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