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여전히 우린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ing…엔딩은 우리 몫 [MD리뷰]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복잡한 내게, 우리에게 가족이 있습니다.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가족의 소중함이 퇴색되어 가는 현대 사회에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가족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던진 채 막을 내리며 묵직한 여운을 안겼다.

21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최종회 16회에선 한바탕 후폭풍이 지나가고 서로의 존재를 새삼 확인하는 이진숙(원미경)·김상식(정진영) 부부와 삼남매 김은주(추자현)·김은희(한예리)·김지우(신재하)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엄마 이진숙(원미경)은 삼남매에게 묵힌 화를 분출했다. "너희는 가족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아니,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은 있느냐"라고 물었다.

가출 편지만 남겼다가 돌아온 막내 김지우에겐 "너 엄마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느냐"라며 "네가 쫓겨나봐서 알 거다. 그게 얼마나 무서운지. 난 알아서 절대 그런 짓 못 해. 안 쫓아낼 테니 대답은 하라. 세를 살다가 떠나도 너처럼 그렇게는 안 떠났을 거다. 너 왜 그랬냐. 가족이 짐이었다는 거지. 가족이 다 이민을 떠나버리고 나니 갈 곳이 없어. '엄마, 아버지 나 힘들어 못 살겠어' 붙들고 하소연할 사람이 없어. 그게 얼마나 서러운지 난 참 많이 많이 울었다. 그런데 넌 가족 없는 곳으로 날아가서 자유롭게 혼자 훨훨 살아보고 싶었느냐"라고 과거 자신의 상처를 터놓으며 속상함을 드러냈다.

연이어 흐르는 김은희의 독백 내레이션은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의 감정선에 방점을 찍으며 큰 울림을 선사했다. "엄마한테도 엄마가, 가족이 있었다. 그걸 잊고 살았다. 이렇게 쉽게 덮어버리면 안 되는 거였다. 언제나 그게 문제였다. 왜 엄마의 화난 마음은 몇 번의 애교로 풀릴 거라 생각했을까. 우리는 왜 3박 4일 정도의 여행 정도로 엄마 상처는 치유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라는 것.

삼남매가 나간 뒤 이진숙은 김상식에게 "좀 전에 내 속이 그렇게 무너지는데도 애들하고 당신 눈치가 보였다. 그렇게 살아서 그랬겠지. 한 번도 그런 적 없는데 오늘은 애들이 밉더라. 세상에, 엄마가 애들이 미우면 어떡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진숙은 "나 떠날래"라고 선언했다. 김상식은 이를 예감한 듯 "당신 버킷리스트 봤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라고 답했다.

이에 이진숙은 "나도 당신 버킷리스트 읽어 봤다. 애들은 알까. 이 나이에도 하고 싶은 게 많고 100세 인생이라는데 '그때까지 뭐 먹고 사나' 우리도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거"라고 말했고, 김상식은 "자기들 하루하루도 힘들 텐데 그걸 알겠느냐"라고 반응했다.

이진숙은 "힘들지. 사는 게 힘들어. 떠날 거에요. 근데 어딜 가고 싶은지 아직 나도 모른다"라고 결심했다.

자식들에게도 "나 곧 떠난다. 어디로, 언제 가는지 나도 몰라. 내가 뭐 물어보면 너희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잖아"라고 덤덤하게 알렸다.

그렇게 짐을 싸고 집을 나선 이진숙. 김은희는 "엄마는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선택한 예순 살의 이진숙이었다. 22살의 그때처럼"라고 표현했다.

삼남매는 이진숙의 부재에 오히려 엄마의 마음에 한 발짝 다가가는 계기를 가졌다. "엄마가 떠났다. 우리는 엄마의 빈자리에 대해 굳이 말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엄마의 시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시간이 신기했다. 그리웠지만 엄마를 마주할 때마다 죄책감이 아주 조금 가벼워졌다. 우리의 일상이 엄마의 희생이라는 것, 그 빚진 마음도 아주 조금 덜어냈다. 엄마도 지금 너무 잘 지내는 거지?"라는 김은희의 내레이션이 울렸다.

이진숙은 자신만의 시간을 보낸 뒤 이내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도 엄마의 시간을 묻지 않았다. 엄마가 선물한 자로 잰 듯 딱 맞는 옷을 입으면서 엄마의 시간에 우리가 늘 함께였다고 느꼈고 처음 보는 엄마의 환한 미소, 그걸로 충분했다"라며 "미래를 꿈꾸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것도 순전히 내 몫이다. 복잡한 나에게, 우리에게 가족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최종 회를 매듭지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아닌가. 우리에게 각자의 엔딩을 쓰게 만든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더욱 특별한 드라마로 남게 만들었다.

[사진 = tvN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캡처]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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