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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왜 필승조 박치국을 크리스 플렉센의 대체 선발로 낙점했을까.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시즌 5차전을 앞두고 있다. 원래대로라면 이날 외국인투수 크리스 플렉센이 선발로 나서야 하는 상황. 그러나 16일 잠실 SK전에서 타구에 좌측 족부 내측 두상골 골절을 당하며 최소 3주의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필승조 박치국을 대체 선발로 낙점했다.
박치국은 2017년 두산 2차 1라운드로 입단해 줄곧 뒷문을 지킨 투수다. 2018년부터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따냈고, 향후 목표에 대해서도 “꾸준히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하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선발 경험이 없는 건 아니다. 데뷔 초 선발로 3경기 기회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 11.81(10⅔이닝 14자책)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1군 통산 174경기 중 171경기를 구원으로 나서 필승조 역할을 수행한 그였다.
그렇다면 왜 대체 선발이 박치국일까. 사실 지난 주말만 해도 김 감독은 2군에서 선발로 호투 중인 이승진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아니면 대체 선발 경험이 있는 박종기 또는 역시 2군에서 긴 이닝을 소화한 김민규 등도 거론됐다. 박치국의 선발 가능성에 대해선 “길게 던지면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경향이 있어 무리일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플렉센이 다쳤던 그 경기 호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치국은 플렉센이 부상으로 1이닝 만에 내려간 16일 경기서 4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설령 긴 이닝 소화가 불가능할지라도 2군에 있는 젊은 선수들보다 1군 경험이 풍부한 박치국이 낫다고 판단했다. 두산 관계자는 “짧은 이닝이라도 초반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또 박치국 뒤에는 김명신, 박종기, 김민규 등 풍부해진 롱릴리프 자원들이 대기 중이다.
당장 이날만 나서는 임시 선발도 아니다. 좋은 모습을 보일 경우 플렉센이 올 때까지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킬 전망이다. 김 감독은 “당분간은 (박)치국이가 공백을 메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뷔 때부터 도망가지 않는 투구로 김 감독의 신뢰를 얻은 박치국이다. 당시 김 감독은 박치국이 어린 선수답지 않게 승부사 기질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제 그 담대한 투구를 선발에서 선보일 차례다. 2017년 6월 3일 넥센전(2⅓이닝 5실점) 이후 1145일 만에 선발로 나서는 박치국의 투구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치국.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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