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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강철비2'가 더욱 굵직하게 돌아왔다. 전편보다 더욱 커진 스케일, 여운 깊은 메시지, 그리고 재미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채 러닝타임 132분을 빈틈없이 꽉 채웠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은 지난 2017년 개봉해 무려 445만 관객을 기록한 '강철비'의 후속작으로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바.
이번 '강철비2'는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와 마찬가지로 직접 작가로서 쓴 웹툰 '스틸레인'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강철비2'는 '정상회담: 스틸레인3'에 해당한다.
출발점은 전편인 '강철비'와 같지만 스토리는 이어지지 않는다. 양우석 감독이 전편에 이어 '강철비2'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 북한 내 정변 발생과 이로 인한 전쟁 위기에 관해 말하지만 리얼리티를 살려 강한 돌직구를 던진다는 점이 인상적.
양우석 감독 말에 따르면 '상호보완적' 속편이다. 중국이 패권국가로 급부상하면서 심화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에 휘말린 한반도라는 확장된 시야, 그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체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강철비2'는 판타지에서 시작해서 리얼리티로 나아간 변화구 '강철비'와 다르게 강대국들 사이 태풍의 눈인 남과 북이라는 리얼리티에서 시작해 평화로 가는 길을 드라마틱하게 따라간다.
'강철비'에서 최정예요원 역의 정우성이 '강철비2'에선 대한민국 대통령을, 남의 외교안보수석을 연기했던 곽도원이 진영을 바꿔 북의 쿠데타 주동자인 호위총국장을 연기하는데 즉, 남북의 당사자들이 진영을 바꿔 다른 해법을 모색해 본다고 하더라도 한반도의 운명은 남과 북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양우석 감독은 상업영화 틀 안에서 이러한 묵직한 메시지를 흥미롭게 녹여내며 보는 이들을 절로 '국뽕'에 심취하게 만든다. 그가 약 10년 동안 쌓아올린 '강철비' 시리즈이기에, 진정성과 탄탄함을 갖춘 연출력으로 인해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국뽕'을 긍정의 감명으로 전달시키는 마력을 부리는 양우석 감독이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2013)은 청년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저는 어떤 메시지 전달보다는 오히려 공손하게 시뮬레이션을 해 질문을 드려보는 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듯하지만, 잘 모르는 것에 관한 질문을 드리는 게 연출자로서 제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메시지 전달은 저 자신도 싫어한다. '강철비2' 역시 그렇다. 메시지를 강요하거나 전달보다 '이럴 수 있다'라는 제시를 드리면 관객분들이 판단하는 게 제 목표다"라고 밝혔던 바.
베일을 벗은 '강철비2'는 양우석 감독 말 그대로였다. 그는 "'강철비2'는 한반도가 평화체제로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었다. 전편의 상호보완적인 속편"이라면서 "개봉 전부터 '강철비' 시리즈에 대한 약간의 오해, 논란은 징크스이자 숙명인 것 같다.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나면 생각이 많이 바뀌지 않을까 싶다"라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강철비2'는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로 커진 스케일과 잠수함전의 장르적 재미를 안겼다. 한국 영화 최초의 실감 나는 잠수함 액션으로 눈 뗄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 것.
'강철비2' 제작진은 북한이 핵잠수함을 만든다면 어떤 식으로 만들까 하는 고민을 시작으로, 군사적으로 설득력 있는 잠수함을 만들기 위해 러시아 잠수함을 중심으로 자료들을 수집한 바.
북한의 핵잠수함 속에서 벌어지는 위기 상황을 생동감 있게 펼쳐내려 대한민국 해군에서 잠수함장으로 복무했던 김용우 전 함장의 도움까지 받았고, 결국 잠수함 내부 장치와 기구들의 작은 디테일도 섬세하게 묘사했다. 또한 제작진은 실제 잠수함의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가 있는 진해로 찾아가 내부 부속품을 구해 완성했을 정도. 실제 잠수함과 거의 흡사한 사이즈의 세트를 제작한 것이다.
이에 수중에서 어뢰가 폭파하는 신에서의 움직임은, 바로 눈앞에서 터지는 것과 같은 현실감을 자아낸다. 잠수함의 특별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짐벌을 별도로 제작해 잠수함 내외부의 액션을 구현했다.
언제 터질지 모를 북 핵잠수함 안에서 공존과 대결을 오간 연기를 보여준 정우성·곽도원·유연석 그리고 앵거스 맥페이든까지 출연진의 케미 역시 한몫하며 풍성한 '종합선물세트'를 선사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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