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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가수 김준수(33)는 2010년 뮤지컬 '모차르트!' 국내 초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전 회차 전석 매진 기록을 쓰고, 같은 해 뮤지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모차르트!'는 그의 뮤지컬 진출을 이끈 데뷔작이다. 올해 김준수는 '모차르트!'와 함께 10주년을 기념하며 새로운 감회를 느끼고 있다.
"10년전 빨간 재킷이 들어있는 상자를 들고 무대에 나갈 준비를 하는데 심장이 요동치더라고요. 가수 데뷔 때 느낀 긴장감과 맞먹었어요. (전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으로) 큰 변화를 겪고 1년 만에 관객 앞에 첫 선을 보이는 자리가 뮤지컬이라서 압박, 긴장감 그런 감정들로 만감이 교차했죠."
모차르트의 삶의 여정은 김준수를 공감시키고, 큰 위로를 안겼다. 그때 자신이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모차르트!'였다.
"처음엔 거절했어요. 상황이 그랬고, 팬들 앞에 나서는 게 두려웠었거든요. 뮤지컬은 제가 지금까지 해왔던 게 아니었잖아요. 그러다 '모차르트!' 넘버 '황금별'의 가사와 함께 대본을 보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요. 저의 답답한 상황이 똑같더라고요. 사랑은 구속하지 않는 것이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인데, 사랑했기 때문에 붙잡으려 하고 망가뜨리려 한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그 당시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는다는 게, 어린 나이로는 감당하기 무섭고 두려웠죠."
김준수는 10년간 뮤지컬배우로 걸어온 삶을 되돌아보며, "하길 참 잘했다"고 만족했다.
"'모차르트!' 초연 첫 공연 때, 제가 콘서트에서 노래를 불러 박수를 받은 것과 또 다른 짜릿함이 있었어요. '잘 해냈냐' 하는 문제와 별개로 일단 틀리지 않은 것에 안도했고, 조명이 켜지는 순간 팬과 관객들을 대면했는데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구나, 놓치고 싶지 않았죠."
오늘날의 자리는 당시엔 꿈도 꾸지 못했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응어리 같은 게 있지만, 이 또한 팬들 덕분에 버텨나간다.
"하루하루 매일을 긴장과 도전, 고비를 넘어가는 느낌으로 살았어요. 힘들긴 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나름대로의 행보를 걸어온 것에 대해선 뿌듯한 게 많아요. 지금도 방송 매체에서 홍보할 기회가 적어요. 배우들과 함께 출연해서 으샤으샤 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씁쓸한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럼에도 팬들이 저를 보러 공연장에 와주신다는 것에 감사하고, 더더욱 지치지 않을 수 있었죠."
김준수는 공연계에서 아이돌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같지 않을 때 입문해, 압도적인 티켓파워를 보여주는 뮤지컬계 스타로 정상에 섰다. 그의 대단한 활약은 수많은 아이돌가수들의 뮤지컬 진출을 유도한 계기가 됐다.
"아이돌로 활동하다 좋은 기회가 있을 때 드라마나 영화에 진출하는 것처럼, 요즘 노래 잘하는 친구가 뮤지컬에 도전하는 이런 콜라보가 자연스러워졌어요. 배우돌처럼 뮤지컬돌도 자연스럽게 불리는 지금이 뿌듯해요."
국내 초연작과, 서정적이면서 비극적인 작품에 인연이 깊었던 김준수는 향후 쇼 뮤지컬에 도전해보고 싶다.
"관객들이 울며 공연장을 나오는 그런 작품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제가 나름 밝고 웃기는 걸 좋아하고 춤도 자신이 있기 때문에, '킹키부츠' 같은 분위기의 관객들이 웃으면서 나올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네요."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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