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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양우석 감독이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했다.
31일 오후 방송된 KBS 1Radio 라디오 '오태훈의 시사본부'(이하 '시사본부')에는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이 출연해 영화에 대한 각종 이야기를 공개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이하 '강철비2')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로 배우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등이 출연했다. 지난 29일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누적관객수 35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몰이 중이다.
이날 양우석 감독은 "'강철비1'에서는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다뤘고 이번엔 정반대로 전쟁이 아닌 평화 체제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며 "과거와 현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아서 예측을 하는 거다.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건데 묘하게 맞더라"라며 "여러 걱정 안에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일종의 책무가 아닐까 싶어서 '강철비2'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여러 데이터를 모으면서 보고 있으면 우리 70년 분단이 두 가지 양상으로 나뉜다. 냉전으로 분단이 돼 전쟁까지 났고, 첨예하게 대립을 했다. 그러다가 1991년에 냉전 체제가 무너진다. 독일은 성공적으로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통일까지 이뤄졌는데 한반도는 그렇게 안 됐다. 30년까지 쌓여서 여기까지 왔다. '강철비2'에서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 건 미국, 중국 갈등의 본격화다. 글을 쓸 때까지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또 양 감독은 "'강철비2'를 만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남북, 북핵 등 여러 문제를 대한민국이 근본적으로 풀 수가 없다. 우리가 분단을 한 게 아니다. 독일 통일 과정을 보면 꽤 큰 공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분단을 결정했던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허락을 읍소해야 했다. 한반도의 운명 결정권 역시 애석하게도 강대국에게 있다. 그게 국제 정치의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1편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을 토대로 했다. 그런데 연재 끝 무렵에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다. 1편 개봉 뒤에는 실제로 3~4개월에 평화 모드가 왔다. 놀라면서 지켜봤다"며 "'강철비2' 제작이 될 때는 화해모드를 두고 설왕설래만 오갔다. 지금은 평화모드가 답보 상태다. 영화는 이게 이뤄져서 평화 체제가 구축되며 막을 내린다. '스틸레인' 징크스만 놓고 보자면 몇 개월 뒤에 좋은 일이 벌어질 수도 있지 않나 소망해본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이번 영화에서는 정우성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곽도원이 북의 호위총국장으로, 유연석이 북 조선사 위원장을 연기했다. 이에 양 감독은 "1편에서는 (정우성과 곽도원이) 브로맨스라고 불릴 정도로 끈끈한 관계였는데 이번엔 완전히 적대적 관계다. 현실적으로 북의 캐릭터성을 가져오려고 했지만 도저히 한 캐릭터로 몰아넣을 방법이 없더라. 평화 모드 이야기할 때는 간, 쓸개 다 빼줄 것처럼 나오다가 이상한 말 할 때는 깡패만도 못한 언사를 내뱉는다. 그래서 아예 캐릭터를 유연석과 곽도원, 둘로 나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의 조선사 위원장으로 등장하는 유연석의 이름을 '조선사'로 지은 이유는, 북에 살고 있는 주민들도 우리 못지않게 평화 체제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다. 그걸 구현시켜주는 인물이 조선사다"라며 "북의 기득권은 곽도원이 연기한 호위총국장에 몰아넣었다. 호위총국장은 우리가 북한에게 들었던 익숙한 욕을 한국 대통령에게 한다. 조선사 위원장은 평화모드로 나올 때의 모습을 넣었다"라고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영화 '변호인'을 비롯해 '강철비2'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사회의 이야기를 담은 양 감독은 "영화 내용에 주장하는 건 없다. 같이 고민해보고 담론을 공유했으면 하는 이야기들을 영화로 만들고 있다"며 "젊었을 적에 큰 트라우마가 있다. 1993년도 전쟁위기였다. 실제로 전쟁과 매우 근접했던 때다. 그 이후로 싫든, 좋든 이게 우리의 일이고 저의 일이지 않나.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었다. 웹툰으로, 영화로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고 싶었다. 또 영화라는 게 상상을 통해 예방주사를 맞듯이 재미와 고민을 나누고 싶다"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에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된 '강철비2'. 양 감독은 "영화계 전체가 같은 회사를 다닌다고 생각한다. 다 합치면 대기업 사이즈다. 코로나19 때문에 영화계가 받은 산업적 피해는 수천 억이 넘는다. 저희도 코로나19 때 관객 분들을 찾아뵌다는 건 모험이었지만 누구든지 가야 할 길이었다. 다만 저희가 관객 분들에게 와달라고 말을 못 한다. 오히려 오신다면, 생활 방역을 부탁드린다. 극장도 다 수칙을 지키고 계신다. 불편하시더라도 꼭 마스크 쓰시고, 수칙을 지켜주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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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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