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논란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극단선택 암시→SNS 비공개 전환+글 삭제…병원 치료 중 [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공식 SNS 계정에 불법 촬영물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은 유명 여행 커뮤니티 '여행에 미치다'의 조준기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29일 '여행에 미치다'는 강원도 양떼목장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게재하는 과정에서 성관계 영상을 함께 덧붙여 논란이 됐다. 논란 직후 "일말의 변명 없이 관리자로서 신중히 신경 쓰지 못해서 게시물을 보신 많은 분들뿐만 아니라 게시물을 제공해주신 분께도 피해를 끼치게 됐다"며 1차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사건 경위 및 후속 대책 없는 급한 불끄기 식의 사과문에 네티즌들은 더욱 공분했다.

특히 해당 영상은 불법 촬영물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는데, '여행에 미치다' 측은 "직접 촬영한 불법촬영물이 아닌, 온라인상에서 다운로드한 영상이다"라며 "영상을 소지하고 있던 점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없이 사죄의 말씀과 내부 처벌을 받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여행에 미치다'를 운영하는 조준기 대표는 1차 사과문에 댓글을 통해 영상 게시자가 자신임을 밝히며 "트위터에서 다운로드한 영상이다. 직접 촬영한 형태가 아니다. 또한 영상에 포함된 인물 모두 동성이다. 관련하여 불법 다운로드한 부분에 있어서는 적절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라고 해명한 뒤 사퇴의 뜻을 밝혔다.

이에 '여행에 미치다'는 2차 사과문을 추가로 게재하며 "해당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며 사법기관에 의뢰한 진행 상황과 결과에 대해 책임 있게 공유드릴 것", "기업 법정 의무교육 외에 추가적으로 전직원 대상 성윤리 관련 교육을 진행할 것", "내부 교육을 포함 진정성 있는 문제 해결이 완료될 때까지 '여행에 미치다' 전채널을 운영 정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사 착수했다. 그러나 조 대표가 문제의 영상을 직접 올렸다고 밝힌 것과 달리 '여행에 미치다'는 2차 사과문에서 '업로드를 진행한 담당자'라고 표현해 논란이 심화됐다. SNS 팔로워 수는 급감하고, 비판 여론이 지속되던 가운데, 조 대표는 1일 자신의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조 대표는 오전 10시 30분 경 "정말 모두에게 너무 미안하다. 나 때문에 이유 없이 고통 받고 욕먹는 크루들, 친구들 그리고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까지. 이제 더 이상 그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고, 내 갈 길로 떠나려고 한다. 끝까지 이기적일거니 차라리 미워하고 원망해주길"이라고 글을 적었다.

이어 "정말 지금까지 여한 없이 불행했고, 행복했으며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모든 날이 더할 나위 없었던, 내 인생 전부이자 진심이었다. 마지막으로 조준기를 가족으로, 대표로, 친구로, 사랑하는 사람으로 대해줬던 모든 사람들에게, 이리 부족한 나를 항상 보듬어주고 응원해줘서 고마웠다고. 이렇게 얼굴도 못 보고 죄만 짓고 떠나 너무 가슴 아프다고. 정말 너무 미안해 모두. 언젠가 길 위에서 다시 만나자"라고 전했다.

특히 조 대표는 "코로나 시국이니 장례식은 가족끼리만 해달라"라며 "지인들 부조는 남은 우리 가족들과 크루들이 다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계좌번호+은행명) 조준기로 보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건 그 자체만으로의 과실을 따져주길. 불필요한 인과들로,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크루들이 새로이 시작해 나갈 때, 부디 많은 도움과 응원도 부탁드린다. 잘못은 내가 혼자 한 건데, 나머지 19명까지 같이 싸잡아 욕 할 필요 없다. 얼마나 능력 있고, 성실하며 나보단 그 얼마나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괜히 나 때문에 이들 또한 피해 본 사람들이다"라고 덧붙여 파장이 일었다.

이후 소방 당국에 따르면 조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 용산구의 자택에서 의식이 불명확한 상태로 발견됐다. 지인의 119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하며 조 대표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조 대표의 호흡과 맥박은 회복돼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조 대표가 남긴 SNS 글은 삭제된 상태다. 계정 역시 비공개로 전환됐다.

[사진 = 조준기 인스타그램]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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