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큰 경기는 역시 수비였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공동 4위의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가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가졌다. 두산은 최근 2연승, KT는 6연승 상승세 중이었던 터. 이날과 9일 2연전 결과로 3위 키움을 추격할 수도, 반대로 6위 KIA에게 추격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 두 팀의 올 시즌 상대 전적도 4승 4패로 팽팽히 맞서 있었다.
양 팀 사령탑도 이례적으로 이번 2연전을 향한 남다른 의지를 뽐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2경기를 통해 4, 5위가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경기다. 또 이번 맞대결로 어느 팀은 위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말했고, 이강철 KT 감독은 “사람 욕심이 끝이 없다. 오늘도 오늘만 이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라고 욕심을 보였다.
순위 싸움이 걸린 큰 경기 승부는 언제나 그렇듯 수비에서 갈렸다. 공격을 잘하면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하면 우승을 한다는 야구계 격언이 이날도 고스란히 입증됐다. 두산의 초반 두 차례의 호수비가 이날 최종 8-0 완승을 뒷받침했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평소보다 흔들린 경기였다. 2회 좀처럼 보기 드문 3볼넷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심우준에게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지만, 유격수 김재호가 백핸드로 이를 낚아채 2루로 재빠르게 송구, 포스아웃을 만들어냈다. 알칸타라는 아낌없는 박수로 김재호의 수비에 감사를 표했다.
5회에는 장성우,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안타와 강백호의 볼넷으로 다시 2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이번에는 후속 유한준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애매한 타구를 맞았지만, 우익수 박건우가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3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두 차례의 만루 위기를 넘긴 알칸타라는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2승째를 올렸다.
반면 KT는 불안한 수비로 상대에게 승기를 내줬다. 0-3으로 뒤진 6회 2사 3루서 선발 배제성이 폭투를 범해 추가 실점했고, 0-6으로 끌려가던 7회 무사 2루에선 김민이 또 폭투로 쐐기점을 헌납했다.
두산은 이날 KT를 8-0으로 꺾고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야수진이 큰 경기를 맞아 남다른 수비 클래스를 뽐낸 덕분이다.
[두산 선발 알칸타라가 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2사 만루 KT 유한준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 처리한 우익수 박건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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