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가 3안타로 부진 탈출을 알렸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16차전)에서 8-2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전날(10일) 패배를 설욕하며 단독 2위를 탈환했다. 시즌 64승 45패. 올 시즌 LG전도 10승 6패 우위로 마무리했다.
이정후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3안타를 친 건 8월 23일 KIA전 이후 14경기만의 일. 9월 9경기서 타율 .147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었지만, 이날 다시 본래의 모습을 찾으며 향후 전망을 밝혔다.
이정후는 경기 후 “어제 패해서 순위가 바뀌었기 때문에 오늘 승리가 꼭 필요했다. 승리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겪은 슬럼프였다. 9월 거듭된 부진에 천하의 이정후도 멘탈이 흔들렸다. 그는 “안 맞는 동안 생각이 많았다. 초반에는 짜증도 나고 표정관리도 못했다”며 “자꾸 안 맞아 쓸데없는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부진이 더 길어졌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이정후는 구체적으로 “안 맞을 때마다 과거 잘 맞았을 때만 생각했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했다”며 “왜 안 맞는지를 계속 고민하다보니 계속 맞지 않았다. 멘탈에 크게 흔들렸다”고 설명했다.
이정후가 말한 ‘안 좋은 생각’은 아마추어 시절 이종범의 아들 이정후이기에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었다. 그는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내 자신에게 가혹할 정도로 아버지 때문에라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못하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최근 부진 때 그 생각이 다시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코칭스태프 및 선배들의 믿음과 조언 속 다시 밝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정후는 “선배들 조언이 큰 힘이 됐다. 다들 지금 잘하고 있다고 해주신 덕분에 지난주부터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이번 부진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이정후다.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웠고, 야구가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내일을 위해 오늘을 잊어야한다는 마음도 되새기게 됐다. 이정후는 “이제부터는 계속 좋은 생각만 하려고 한다. 결과가 나지 않아도 좋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3안타로 감을 찾은 느낌이냐고 묻자 “원래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겠지만, 앞으로는 좋은 생각만 할 것이다. 그래서 그냥 감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웃었다.
이정후에게 경기와는 관계없이 최근 열린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에서 김기태 전 감독의 아들 김건형과 심정수의 아들 심종원이 롤모델로 자신을 꼽은 것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이정후는 “김건형은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다. 물론 기억은 잘 안 난다”며 “같이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나 역시 어리고 커 가는 입장이다.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2세 선수들이 다 같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이정후.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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