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날씨가 선선해지면 떠오르는 두산의 그 이름. ‘가을 사나이’ 정수빈이 역전 우승을 향한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정수빈은 지난 15일 서울 잠실구장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 7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팀의 7-3 승리에 공헌했다.
타선이 1회와 2회 마이크 라이트에게 힘없이 삼자범퇴로 물러난 상황. 0-2로 뒤진 3회 정수빈이 특유의 재치 있는 플레이로 물꼬를 텄다. 라이트의 초구에 기습적인 번트를 시도하며 절묘한 내야안타를 만들어낸 것. 이는 라이트의 심리를 흔드는 동시에 3회 4득점 빅이닝의 디딤돌로 작용했다.
경기 후 만난 정수빈은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서 어떻게든 출루하려는 목적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다”며 “내가 살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기습번트를 시도해 성공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두산은 이번 주 선두 NC, 5위 KT, 4위 LG를 차례로 만나는 이른바 운명의 6연전을 치러야 한다.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한 주이기에 출루를 향한 간절함이 더해졌다.
정수빈은 “이번 주 상위권 팀들과 연달아 맞붙어 1점, 1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2회까지 이닝이 빨리 끝나 타자들이 집중을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흐름을 끊고 분위기를 바꾸고자 더욱 번트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정수빈은 이후 4회 무사 1루서 5일 SK전 이후 7경기 만에 2루타를 치며 박세혁의 쐐기 2타점 2루타를 뒷받침했다.
8월 타율 .394의 맹타를 휘두른 정수빈은 9월 들어 타격 페이스가 주춤했다. 전날 경기에 앞서 9월 10경기 타율이 .147에 그쳤다. 한때 .311를 찍었던 시즌 타율이 .296까지 떨어진 상황. 그러나 전날 2안타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정수빈은 “8월에 감이 너무 좋았는데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떨어지는 구간에서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라며 “그래도 이번 주 시작을 기분 좋게 해서 다행이다. 오늘(15일)부터 밸런스를 잘 잡고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두산에게 전날 승리는 1승 그 이상의 의미였다. 선두 NC와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고, 같은 시간 LG, KT가 하위권 팀들에게 발목이 잡히며 3위 도약을 이뤄냈다.
정수빈은 “모든 팀들이 순위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사실 경쟁팀이 많을수록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아무래도 상위권에 몰릴 경우 치고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두산의 저력을 믿는 정수빈이다. 두산은 지난 시즌 무려 9경기의 승차를 뒤집으며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이뤄냈다. 이른바 ‘미라클 두산’이 재현된 한해였다.
또한 정수빈이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던 2015년에는 정규시즌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서 삼성을 꺾고 우승했던 경험도 있다.
정수빈은 “작년에 9경기 차를 뒤집은 경험이 있다”며 “미라클 두산이란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끝까지 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대반격을 꿈꿨다.
[정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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