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웨이트트레이닝이 주효했다."
SK 와이번스 베테랑 우타자 김강민(38)은 여전히 '짐승수비'를 자랑한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지금도 중견수 수비는 우리나라 톱클래스"라고 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다. 그러나 수비력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낙구지점을 포착하고 대처하는 감각, 타구를 쫓는 스피드, 강한 어깨 등 특유의 운동능력이 여전하다. 물론 김강민은 17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운동능력이)조금 떨어졌다"라고 했다. 다만, "올해는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김강민은 "나이와 싸우는 게 우선이다. 내 운동능력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겨울이 되기 전부터 준비했다. 11월부터 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한 건 처음이다. 부상 염려라도 있으면 퍼포먼스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올해는 잔부상도 거의 없다"라고 했다.
대신 시즌을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웨이트트레이닝의 강도 및 횟수를 줄였다. 김강민은 "지금은 융통성 있게 관리하는 중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또 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 내가 더 뛸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도 생긴다. 뛰는데 부담이 없다. 작년보다 좋다"라고 했다.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운동능력을 유지하면서 부상도 방지했다. 은퇴할 시기가 서서히 다가오지만, 경쟁력을 발휘하는 선수를 강제로 밀어낼 순 없다. 염경엽 감독과 박경완 감독대행도 중심선수, 베테랑들을 살리면서 자연스러운 리빌딩을 추진하려고 한다.
2001년에 입단한 김강민은 내년에 20시즌째를 맞이한다. 1+1 계약의 마지막 시즌. 그는 "SK에 지명되고 아버지랑 도원야구장을 밟은 게 인천에 처음으로 간 것이었다. 그때는 20년 동안 이 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야구를 이렇게 오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고향 대구보다 인천에 더 오래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래서 올 시즌 SK 추락이 안타깝다. 김강민은 "'뭐지?' 하다가 한 달이 지나갔고, '아, 이게 아닌데'하다 시즌이 다 지나갔다. 처음 겪는 일이다. '얼마나 이겨야 하지?'라는 생각도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항상 시즌을 하면 예상을 벗어나도 그 범주가 크지 않았다. 우승을 목표로 시작하면 3~4위는 했다. 올해는 시작부터 많은 경기서 졌고, 부상선수가 나오다 보니 많이 꼬인 시즌이다. 어느 때보다 야구가 어렵다. 지금까지 정말 '행복하게 야구했구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베테랑 김강민은 자신 이상으로 슈퍼 중견수가 될 자질이 보이는 신인 최지훈에게 적극적으로 조언한다. 고참으로서 덕아웃 분위기를 밝게 하는 것에도 신경 쓴다. SK는 17일 NC에 패배했지만, 직전 6연승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걷어냈다.
김강민은 "이런 경험을 나도 처음 한다. 나도 모르는 걸 선수들 앞에서 아는 척을 할 수 없다. 목표의식이 없어지는 게 딜레마다. 목표 의식을 갖고 해야 한다. 어쨌든 한 경기라도 더 이기자는 생각이다. 너무 많이 지기도 했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경기라도 더 이겨야 이길 때 라커룸 분위기가 좋아진다. 팀이 이기면 후배들에게 옆에 가서 잘했다고 얘기도 할 수 있고 한번이라도 더 웃을 수 있다. 팀이 지면 하고 싶은 말도 못하게 된다. 격려해준다고 '잘했다'고 해도 팀이 졌는데 좋아하지도 못한다"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트레이 힐만 감독 시절이던 2018년의 위기를 잊지 못한다. 김강민은 "시즌 초반에 2군에서 두 달 정도 있었는데, 이렇게 하다 그만둘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1군에 올라와서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야구를 했다. 다시 기회도 잡고 우승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그 간절했던 마음으로 현역 막바지를 보낸다. 김강민은 "여기서 더 발전하긴 힘든 나이다. 대신 더 능숙해지고, 안정감 있는 플레이에 포커스를 두겠다"라고 했다.
[김강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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