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가진 것 외에 욕심을 내지 말라고 한다."
대졸신인 외야수 최지훈은 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발이 빨라 수비범위가 상당히 넓다. 타구판단능력 및 대처, 송구능력이 두루 뛰어나다. 12일 인천 롯데전, 2-1로 앞선 9회초 2사 1,2루서 김준태의 타구를 우측 담장이 넘어가기 직전 걷어낸 건 올해 최고의 명품 캐치였다. 김강민의 대를 잇는 '짐승 수비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타격도 경쟁력이 있다. 컨택트 능력이 좋다. 슬럼프도 있었지만, 딛고 일어나는 값진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했다. 염경엽 감독과 박경완 감독대행은 SK 간판 톱타자로 점 찍고 전폭적으로 기회를 줬다. 99경기서 타율 0.299 1홈런 20타점 51득점 14도루.
김강민은 지난 17일 인천 NC전을 앞두고 "최지훈은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 루키가 저렇게 하는 건 대단한 것이다. 나도 놀랄 때가 많다. 처음 볼 때부터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자신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모르겠지만, 본인이 계속 연구하고 준비하면 탑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SK가 일찌감치 하위권으로 처진 게 최지훈에겐 기회가 됐다. 김강민은 "선수는 1년이라도 먼저 1군에서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어쩌면 팀이 떨어지면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된 게 본인에겐 행운이 아닐까 싶다"라고 했다. SK가 상위권 다툼을 했다면 경험이 적은 최지훈에게 기회가 덜 돌아갈 확률이 컸다.
김강민은 최지훈에게 조언을 아까지 않는다. 최지훈으로선 코치 외에 김강민이라는 최고의 외야 선배 수비수와 한 팀에서 뛰는 게 행운이다. 김강민은 "본인이 가진 것 외에 욕심을 내지 말라고 한다"라고 했다.
프로선수가 잘 하려는 욕심을 내면 안 되는 것일까. 그런 뜻이 아니다. 필요 이상의 선을 넘지 말라는 의미다. 김강민은 "워낙 가진 게 많다. 의욕도 누구보다 앞설 것이다"라면서 "의욕이 너무 앞서면 오버워크를 한다. 그러다 보면 다친다. 그리고 무리한 플레이를 하다 실수가 나오면 자신도 모르게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라고 했다.
김강민은 최지훈의 질문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얘기를 해주지만, 최지훈이 자신의 말에 의존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강민은 "어지간하면 본인이 생각하고 본인이 하길 원한다.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자신의 플레이는 본인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그냥 어드바이스 하는 역할이다. 내가 지훈이에게 '나처럼 하라'고 말을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최지훈이 김강민의 뒤를 이을 강력한 중앙 외야수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최지훈은 최지훈일 뿐 김강민이 아니다. 김강민은 최지훈이 자신만의 무기를 가진 외야수로 성장하길 바란다.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최지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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